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미·중을 필두로 양자 경쟁이 격화하면서 산업에서의 폭넓은 기술 응용도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그 시기를 '향후 3~5년'으로 발언하면서 관련 주가도 급등하기도 했다.
우리 정부도 올해를 양자 산업화 원년으로 삼았지만 아직 후발주자인 실정이다. 선도적으로 기술에 투자하는 업계서는 인재, 인프라부터 확보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선 한국물리학회가 주관한 '세계 양자과학 및 기술의 해(IYQ)' 선포식에선 이런 내용이 공유됐다.
이날 선포식 산업체 좌담회엔 SDT, 파스칼코리아 등 양자컴퓨팅 기업, IBM과 협력하는 LG전자, 연세대 등이 참석했다.
윤지원 SDT 대표는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인력이 없다 보니까 해외 인력에 기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물리학도들이 갑자기 2~3배 늘 순 없겠지만, 지금 있는 전자공학·컴퓨터공학 인재라도 양자 인력으로 전환한다면 기업이 힘을 받을 것이다"고 호소했다.
김성혁 LG전자(066570) 상무는 "파스칼의 경우 (창립자인) 알랭 아스페 스칼레대 교수가 계시고, 선두 회사들은 등대가 되는 인재가 있다"며 "어떻게 그런 분들을 모실 수 있을까 고민하지만, 쉽지 않은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지금 (국내서) 서로 경쟁할 단계는 아니다"며 "산·학·연이 같이 뛰어들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상용 양자컴퓨터 등 인프라가 희소하기 때문에 개방성이 중요하단 지적이다. 양자 산업화를 위해선 산업체 수요를 반영한 연구가 필요하다.
정재호 연세대 양자사업단장은 "수요가 있는 대표적 산업계가 제약·바이오 분야"라며 "다양한 수요의 기업과 협력해 생산성을 혁신하고 계산 자원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세대 송도캠퍼스는 127큐비트(연산단위) 급 상용 양자컴퓨터 IBM '퀀텀 시스템 원'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인천 송도가 바이오클러스터인 만큼, 지역에 밀집한 바이오 기업의 신약 물질 탐색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선포식엔 산업체뿐 아니라 학술단체들이 모여 기술의 근간이 될 양자 기초과학 영역서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양자내성암호, 큐비트(양자컴 연산단위) 등을 개발하는 데 수학, 물리학, 원자력 등 지식이 활용될 수 있어서다.
축사를 맡은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장점을 조속히 확보해 양자 생태계가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숙제"라고 강조했다.
올해 과기정통부는 지난해보다 54.1% 증액된 1980억 원을 양자 연구개발(R&D) 예산으로 투입한다. 빠르게 산업화에 적용할 수 있는 양자 관련 소재·부품·장비 및 알고리즘 투자에 집중할 방침이다. 또 다음 달 범부처 양자 정책을 수립하는 양자전략위원회도 출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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