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관세로 치고받는 美·中… 펜타닐이 불쏘시개

이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05 18:04

수정 2025.02.05 18:04

加·멕시코 협력 받아낸 트럼프
같은 방식으로 중국 압박 '여유'
"적절한 시기에 시진핑과 통화"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와 중국의 맞대응 조치 속에서 미국 사회의 '발등의 불'인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문제에 대한 중국의 협력 조치가 미중 협상의 관건으로 부각됐다. 10일로 예정된 미국에 대한 중국의 보복 관세 발효가 5일 닷새를 남겨 놓은 가운데 이 문제의 협력 수위가 향후 미중 협상을 좌우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도 펜타닐 등 신종 합성 마약 근절에 대한 해당 국가들의 협력 여부를 관세 부과의 기준으로 강조하면서 중국 측의 대응을 압박했다.

그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의 '30일 유예' 조치의 이유를 펜타닐 근절을 위한 이들 국가들의 적극적인 협력 의사로 연결시키며, 그렇지 않은 중국과 대비시켰다. 중국이 협력하지 않으면, 추가 관세 인상도 있을 수 있다고 위협 수위도 높였다.


그는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에 대해 "서두를 것 없다"며 "적절할 때 할 것"이라고 여유를 부렸다. 중국의 보복 관세에 대해서도 "괜찮다"고 일축했다. 트럼프는 '중국(원료 생산)·멕시코(가공)·캐나다(유통확산)의 삼각벨트'를 통해 펜타닐이 미국으로 밀반입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2023년 한 해 7만 5000명 가량이 이로 인해 사망하는 등 펜타닐의 확산 저지를 위해서는 원료 제조국 중국의 전향적인 조치가 필수적이라고 믿고 있다.

중국 측이 협력을 약속하면서도, 이를 방치하며 남의 집 불구경 하듯 하며 미국 내 펜타닐 문제를 위기로 내몰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해 왔다.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지난 3일(현지 시간) CNBC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전쟁이 아니라 마약 전쟁이라고 분명히 100% 밝혔다"라고 말한 것도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보여준다.

당장 중국 정부는 펜타닐 확산을 '미국의 문제'라면서 관세 부과를 위한 구실이라고 비난했다. 펜타닐을 '차이나 화이트'로 부르는 미국과 인식의 차를 보여준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지난 2일 "미국이 객관·이성적으로 자신의 펜타닐 문제를 바라보고 처리할 것이지, 걸핏하면 관세 수단으로 타국을 위협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비꼬았다.


그렇지만 같은 날 외교부 대변인은 입장문에서 "펜타닐은 미국의 문제"라면서도 "인도주의 정신에 기초해 중국은 미국의 펜타닐 문제 대응에 지원을 제공해왔다"고 협력 여지를 남겼다. 이어 "중국이 미국과 광범위한 마약 금지 협력을 벌였고 현저한 효과를 얻었다"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미국 측이 요구해 온 △펜타닐의 원료 제조와 밀수 단속 △마약 제조를 위한 합성 전 단계 화학물질인 전구체 관리 △관련 국제 범죄조직의 불법 자금 단속 등에 대한 공조 강화를 약속할 전망이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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