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홍장원, 尹 지시 악마의 편집으로 왜곡" 여권서 강력 비판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05 20:53

수정 2025.02.05 21:15

윤 대통령 "싹 다 잡아들이라" 지시에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계엄 직후 주장과 헌재 증언 놓고 일부 차이
홍장원 "누구를 잡아들여야 하는지 전달 못 받아"
여권 "주어와 목적어 모르면서 확대 왜곡"
尹 "홍장원 메모, 12월6일 박선원 의원에게 넘어가면서 탄핵 시작"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서 윤 대통령을 비롯한 증인들이 각각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 대통령,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헌법재판소 제공) /사진=뉴스1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서 윤 대통령을 비롯한 증인들이 각각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 대통령,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헌법재판소 제공)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 '정치인 체포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증언에 대해 여권에선 "홍 전 차장 스스로 악마의 편집을 했다"고 강력 비판했다.

계엄 선포 이후 윤 대통령이 "싹 다 잡아들이라"고 한 지시를 홍 전 차장이 자의적으로 확대해석해 정치인 체포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다니면서 탄핵정국을 야기했고, 이후에는 진술이 조금씩 번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5일 여권에선 지난 4일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된 윤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서 이뤄진 윤 대통령과 홍 전 차장,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등의 증언을 종합한 결과, 정치인 체포 지시는 구체화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윤 대통령의 '싹 다 잡아들이라'는 지시는 '정치인'이 아니라 '간첩'이란 것으로, 윤 대통령도 변론기일에서 이같이 밝혔다.

홍 전 차장은 국회 측 변호인단과의 질답 과정에서 "당시 통화 내용을 보면 대상자, 목표물을 지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뭔가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만 했다"면서 "누구를 잡아들여야 하는지는 전달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 전 차장은 지난해 12월 6일 언론들과 통화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방첩사와 협력해 한동훈 대표를 체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놓고 여권 핵심관계자는 "홍 전 차장은 주어와 목적어를 모르면 민감했던 그 시기에 그런 발언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면서 "전형적인 왜곡이자 악마의 편집이나 다름없는 주장만 늘어놓은 셈"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특정 누구를 지시한게 아닌데도 스스로 과대포장해 발언한 것이고, 이후에도 홍 전 차장의 발언들은 수차례 변경됐다"면서 "탄핵정국이 불가피할 듯 하니 야당에 줄서기 위한 행보로 의심되는 대목"이라고 진단했다.

홍 전 차장은 여인형 전 사령관으로부터 듣고 체포 명단을 메모했다는 증언을 하는 과정에선 "생각나는대로 갈겨쓴 거라 합리적이지 않게 적은 것은 인정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도 "탄핵부터 내란몰이니 이런 모든 프로세스는 저 메모가 12월6일 국회에서 박선원 (민주당) 의원한테 넘어가면서 시작된 것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은 같은 날 헌재에서 "대통령으로부터 누군가를 체포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히는 등 홍 전 차장 증언과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자신이 "체포 명단을 불러드리겠다"고 말했다는 홍 전 차장의 증언에 대해 "(홍 전 차장이 제가)그날 밤 10시 40분경에 체포조가 나갔다고 했다하는데 방첩사 요원들 평균 출동시간은 두시간 뒤인 새벽 1시다"라면서 "두시간 전에 홍장원씨와 그런 대화를 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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