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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쇄한 폐지 10분만에 새 종이로 재탄생 [르포]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06 18:20

수정 2025.02.06 18:20

日 세이콘엡손 히로오카
잉크젯 프린터 핵심 R&D 거점
세계 최초 종이 재활용 시스템
'뉴페이퍼랩' 韓 데모 설치 예정
일본 나가노현 시오지리시 세이콘엡손 히로오카 사무소에서 엡손 관계자가 '뉴 페이퍼랩'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장민권 기자
일본 나가노현 시오지리시 세이콘엡손 히로오카 사무소에서 엡손 관계자가 '뉴 페이퍼랩'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나가노(일본)=장민권 기자】일본 나가노현 시오지리시 22만㎡ 부지에 자리잡은 세이콘엡손 히로오카 사무소는 잉크젯 프린터 핵심 연구개발(R&D) 거점이다. 프린팅 솔루션 사업본부, 잉크젯 솔루션 기술 개발 사업본부 등 임직원 6800여명이 설계와 안전성 시험까지 제품 전 과정을 책임진다.

엡손은 체험형 전시 공간 솔루션센터에서 세계 최초 종이 재활용 시스템인 '뉴 페이퍼랩'을 외부에 첫 공개했다. 폐지를 새종이로 만드는 '페이퍼랩'의 후속 모델이다. 페이퍼랩은 기기 안에서 폐지를 분해하고 재결합하는 과정을 반복해 새 종이로 만든다.

뉴 페이퍼랩은 폐지를 파쇄하는 '프로세싱유닛'과 새 종이를 만드는 '메인유닛'으로 분리했다. 여러 사무실에 프로세싱유닛을 설치해 폐지를 파쇄한 뒤 이를 전부 모아 메인 유닛으로 가져가면 한꺼번에 재활용 종이를 만들 수 있다. 보안도 강화해 정보 유출 위험을 차단했다. 기밀 정보가 많은 은행, 보험사, 건설사, 정부기관 등이 엡손의 주요 고객사다. 페이퍼랩은 2016년 출시 후 일본에서 85대, 해외에서 3대가 판매됐다.

엡손 관계자는 "메인유닛에서 새 용지를 만들 수 있도록 프로세싱유닛이 최적의 크기로 폐지를 자른다"며 "용지 상태로 바로 투입해 종이에 적힌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리스크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뉴 페이퍼랩은 최대 700매의 폐지를 넣고, A4용지를 최대 500매까지 만들어낸다. 엡손 관계자가 A4 크기의 용지를 프로세싱유닛에 넣자 순식간에 잘게 쪼개졌다. 이어 파쇄된 종이를 메인유닛 상단 카트리지에 집어넣은 뒤 액정에서 '스타트' 버튼을 누르니 10여분 만에 새 종이가 튀어나왔다.
표면이 매끄럽진 않았지만, 글씨를 쓰거나 인쇄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엡손은 올해 상반기 한국에 뉴 페이퍼랩 데모 버전을 설치할 예정이다.
엡손 관계자는 "데모 제품에 대한 한국 시장 반응을 지켜본 뒤 판매 계획을 세울 예정"이라며 "시제품이 아닌 정식 제품이 출시되면 새 종이 생산 시간은 더 짧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