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북한과 미국이 각자 핵무력 강화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외치며 맹렬한 기싸움을 펼치고 있다. 그러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 의지를 거듭 피력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한반도 비핵화가 우선 순위에서 밀린 채 북미간 핵 군축협상을 하게되는 ‘약속대련’ 우려가 나온다.
9일 외교가 등에 따르면 만약 북미 조기 회담 개최시 한반도 비핵화가 좌절되면 안보불안이 가장 커지는 건 바로 한국이다. 핵무기 없이 사실상 핵보유국인 북한과 국경을 맞대야해서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인민군 창건 77주년을 맞아 국방성을 방문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미국이 ‘한반도 격돌 구도’의 원인이라며 “핵역량을 포함한 모든 억제력을 가속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일련의 새로운 계획사업들”을 언급하면서 핵무력 강화 방침을 거듭 밝혔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취임 후 지속적으로 대북 핵군축협상 의사를 표하고 있음에도 반응하지 않고 대미 강경입장만 내놓고 있다. 북미 대화 가능성은 묵인하면서 핵·미사일 고도화는 지속함으로써 협상력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반면 미국은 북한에 끌려 다니지 않기 위해 기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정책을 거듭 강조한다. 트럼프 2기 정부의 대북정책이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7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일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재차 천명한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북한, 김정은과 관계를 맺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핵화를 추진하겠다는 '경고'와 '대화의지'를 동시에 내놓은 것이다.
외교가 일각에선 북미가 '핵담판'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포기하고 미국 본토 방어를 위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핵 군축협상에 돌입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오면서 안보불안을 키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한국과의 거리좁히기에 나서 배경이 주목된다. 시 주석이 지난 7일 방중한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올해 11년 만의 방한하겠다고 밝힌 게 대표적이다.
구체적으로 트럼프 정부의 북핵 위협 가중과 추가 관세 폭탄에 대해 중국이 대북 영향력을 활용해 한미동맹과 한미일 3각 안보 공조의 틈을 비집고 한반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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