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길주 국립외교원 교수
-베트남에 퇴역함정 제공 등 추동력 높여오다 K9 수출 가능성 높아져
-K-방산, 필리핀 이어 베트남 등 아세안 확대는 인-태 전략 시행의 성과
-공산권 국가로 K-방산 안보협력 확장은 한-쿠바 수교처럼 北 고립 효과
-한국, 베트남엔 대척점에 있는 중국 견제 해양안보 자강역량 확보 기여
-美에 K-방산 주목, 한미동맹은 인-태 중심 대중 견제 MAGA 기여 자산 인식
-K-방산, 외교안보 구성품...무기수출→지역안보→국제안보 진화에 눈 떠야
[파이낸셜뉴스]
-베트남에 퇴역함정 제공 등 추동력 높여오다 K9 수출 가능성 높아져
-K-방산, 필리핀 이어 베트남 등 아세안 확대는 인-태 전략 시행의 성과
-공산권 국가로 K-방산 안보협력 확장은 한-쿠바 수교처럼 北 고립 효과
-한국, 베트남엔 대척점에 있는 중국 견제 해양안보 자강역량 확보 기여
-美에 K-방산 주목, 한미동맹은 인-태 중심 대중 견제 MAGA 기여 자산 인식
-K-방산, 외교안보 구성품...무기수출→지역안보→국제안보 진화에 눈 떠야

트럼프 2기 출범 후 무역전쟁 1차전이 개시된 가운데 대미 무역흑자 4위국인 베트남도 그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게 베트남은 K-방산 차원에서 유의미한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지난 2여년 간 한국과 베트남 간 K9 수출을 위한 다양한 교류가 있어왔는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월 중 계약을 이루어낼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알려진 것이다. 이는 국내·외적 도전 속에서도 K-방산이 전진을 이어간다는 의미라는 점에서 고무적인 소식이다. 사실 베트남에 대한 K9 수출이 무르익은 것은 ‘우연’이라기보다는 K-방산의 끈질긴 ‘노력’의 결실이다.
베트남에 대한 K9 수출이 실제로 성사된다면 여러 기대효과도 가능할 것이다. 첫째, 베트남에 대한 후속 방산수출의 청신호가 될 것이다. 베트남처럼 아세안 국가 중 하나인 필리핀은 한국에서 최신예 함정을 수입했고, FA-50도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데 추가 FA-50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베트남도 대규모 K-방산의 고객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둘째, 베트남이 아세안 국가라는 점에서 한-아세안연대구상(KASI)과 한국의 인도-태평양전략의 실행력 제고라는 의미가 있다. 한국이 과감하게 사실상 최초의 세계전략에 해당하는 인도-태평양전략을 시행한 지 2년이 넘은 시점에서 이제는 그 성과를 따져봐야 하는 시점이다. 그런데 필리핀, 베트남 등 아세안 국가들이 K-방산에 관심이 높아진 것은 한국의 새로운 대외전략에 대한 성적표와 무관치 않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셋째, 베트남이 공산권 국가라는 점에서 K-방산의 확장성을 예고하는 성격이 있다. 베트남이 정치적으로는 공산주의를 채택하고 있으나 경제적으로는 시장경제를 채택하여 성장을 이어온 만큼 K-방산이 이와 유사한 다른 국가에게도 확장될 수 있는 신호를 제공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넷째, 공산권 국가와 무기체계 협력이라는 고강도 안보협력에 나선 것은 다른 국가와 대북전략 및 대북정책 공조를 강화하는 차원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한국이 쿠바와 수교함으로써 북한을 고립시키는 외교적 효과를 유도할 수 있었던 상황의 연장선 측면에서 볼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대미 레버리지와 대중 레버리지 제공 차원에서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 우선 중국과 해양안보를 위해 대척점에 서있는 베트남의 해양안보 자강역량 확보에 한국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점을 미국에게 현시함으로써 간접적인 대미 레버리지 제고 효과가 가능하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인도-태평양을 지정학적 중심으로 가져와 대중국견제 수위를 높이려는 시나리오가 가능한 상황에서 동맹국 한국의 방산 역량에 주목하게 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이는 한미동맹이 단지 거래의 대상뿐 아니라 미국의 MAGA 질서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자산을 보유한 국가로 인식토록 하는데 활용될 수 있다. 나아가 중국인 내해화를 시도하는 남중국해를 포함하고 있는 인도-태평양지역에서 한국이 규칙기반질서를 지켜내기 위해 단지 수사적 메시지를 넘어 그 역량을 현시함으로써 대중 레버리지를 제고하는 간접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미 세계무대 곳곳으로 진출했고 그 확장성도 확인되고 있다는 점에서 K-방산은 단지 무기수출이라는 1차 방정식이 아니라 한국의 외교안보 대전략의 필수구성품으로 재정립하여 지역안보와 국제안보라는 2차, 3차 방정식으로의 진화에도 눈을 떠야 할 시점이다.
정리=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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