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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모든 철강·알루미늄 25% 관세…상호관세도 곧 발효"(종합)

뉴스1

입력 2025.02.10 09:35

수정 2025.02.10 13:41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인 슈퍼볼이 열리는 뉴올리언스로 향하는 대통령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이 같은 관세부과 방침을 10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날 관련 질의에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철강 제품은 25%의 관세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철강, 구리, 알루미늄, 제약, 반도체, 원유, 가스 등의 품목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첫 임기(2017~2021년) 때도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국가안보를 이유로 철강 25%, 알루미늄에는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다만 한국,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등 일부 국가에 대해선 일정한 할당량에 관세를 면제하는 쿼터제를 적용했는데, 이는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영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으로 확대됐다.

한국은 당시 25%의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수출량을 3년(2015~2017년) 평균의 70%로 제한하는 '절대 쿼터제'에 미국과 합의했고, 이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었다. 일본, 영국, EU 등은 한국과 달리 쿼터 물량은 관세를 면제받되, 쿼터를 넘어서는 물량은 25%의 관세를 부과받고 수출해 왔다.

이번에 트럼프가 밝힌 대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철강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쿼터제는 무용지물이 된다. 미국철강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캐나다, 브라질, 멕시코에 이어 대(對)미국 철강수출 4위를 차지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새로 발표하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는 기존 관세에 추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누구도 철강 기업의 다수(51% 이상) 지분을 가질 수도 없다"라고 했다.

철강은 자동차, 조선, 가전 등 제조업의 원료를 제공해 '산업의 쌀'로 불린다.

미국의 제조업 재건을 공약한 트럼프는 첫 임기 때는 1년이 더 지나서 철강 관세 부과 행정명령에 서명했었다. 이번에는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철강에 대한 관세 부과를 이행하는 것으로, 제조업 재건에 대한 트럼프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트럼프, 상호관세도 속도…"이번 주 발표 즉시 발효"

또 트럼프는 11일이나 12일에 상호관세를 발표할 예정으로, 이는 즉각 발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틀 전 처음 밝힌 상호관세 부과 방침을 재확인한 것으로 주로 무역적자 대상국을 대상으로 자국에 비해 상대국이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품목을 대상으로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간단하게 말하면, 그들이 우리에게 관세를 부과하면, 우리는 거의 즉시 그들에게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우리에게 130%를 부과하고 우리는 그들에게 아무것도 부과하지 않는다면, 상호적인 것은 아니다"며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비슷한 관세를 부과하는 곳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그러나 미국을 이용하는 국가들에는 상호주의를 적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EU가 미국산 자동차(10%)에 대해 미국(EU 자동차에 2.5%)보다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무역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로 EU를 자주 비판했는데, 이에 대응하는 조치가 상호관세의 형태로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자료에 따르면 무역 가중치에 따라 계산한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약 2.2%지만, 인도는 12%, 브라질은 6.7%, 베트남은 5.1%, EU는 2.7%이다.

상호관세가 품목별 대응 형태로 이뤄진다 하더라도 트럼프가 기본적으로 무역불균형을 관세 부과의 근본적 배경으로 꼽는 만큼 품목별 맞불 관세로 무역수지 개선이 부족할 경우 이를 만회할 추가 관세 조치를 함께 내놓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거의 대부분의 미국산 수입 품목에 관세를 없앤 상태이기는 하지만, 작년 대미 무역흑자가 전 세계 국가 중 8위(556억9000만 달러)에 달해 상 관세나 추가 조치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