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내수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탄핵 등 정국 불안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커졌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가계 심리가 위축되면서 소비가 얼어붙었다. 우리 경제를 지탱했던 수출도 반도체를 빼면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앞으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에 따라 수출 불확실성이 증대될 전망이다.
10일 한국개발연구원(KDI)는 2월 경제동향을 통해 "정국 불안의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경기 하방 위험이 높아지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무역분쟁이 격화됨에 따라 통상환경 악화에 대한 우려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와 건설투자를 중심으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특히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정국 불안에 따른 가계심리 위축으로 소비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대부분의 품목에서 소매판매 감소세가 확대되는 등 상품소비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12월 소매판매(-2.2%→-3.3%)는 승용차(-11.5%), 가전제품(-7.5%), 의복(-1.3%), 차량연료(-5.0%) 등을 중심으로 부진했다. 계절조정 전월대비로도 0.6% 감소했다.
서비스소비도 주요 업종에서 감소세가 확대되는 등 미약한 흐름을 나타냈다.
정국 혼란, 여객기 참사 등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숙박⋅음식점업(-2.8%), 예술⋅스포츠⋅여가관련서비스업(-8.7%) 등 소비와 밀접한 서비스업의 생산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1월 소비자심리지수도 전월(88.2)에 이어 기준치(100)를 크게 하회하는 91.2에 그쳤다.
투자 쪽에서는 건설투자 부진이 지속됐다 12월 건설기성(-12.5%→-8.3%)은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건축부문(-16.1%→-6.8%)은 주거용과 비주거용 모두 감소세가 이어졌으며, 토목부문(-0.4%→-11.4%)도 감소폭이 확대됐다.
반도체 수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여타 품목의 수출 상황은 좋지 않다.
1월 수출(6.6%→-10.3%)은 조업일수의 축소(+0.5일→-4.0일)에 주로 기인해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일평균 기준으로 ICT 품목(27.8%→25.0%)의 높은 증가세가 이어진 반면, 글로벌 수요 둔화로 일반기계(-6.0%)와 석유제품(-15.8%)은 크게 줄었다.
KDI는 "최근 들어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전망이 높게 유지되고, 주요국과의 무역 갈등도 격화되는 모습"이라며 "미국을 중심으로 국제 무역분쟁이 격화되며 수출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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