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임윤지 박재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성장'이란 단어를 비중 있게 등장시켜 눈길을 모았다. 이 대표는 최근 '우클릭 행보'로 소원한 것으로 평가됐던 자신의 간판 공약 '기본사회' 기조도 이날 함께 들고 나왔다.
'기본사회'와 '성장'을 결합함으로써 '먹사니즘'을 넘어 '잘사니즘'을 구현하겠다는 게 이 대표의 주장으로, 이는 조기 대선 가시화 정국 속 '두 마리 토끼(진보층과 중도층)를 모두 잡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회복과 성장'을 주제로 44분간 발언한 이 대표는 '성장'이란 단어를 28번 언급했다. 뒤이어 '인공지능(AI)'은 17번, '경제'는 15차례 나왔다.
이 대표는 "성장의 기회와 결과를 나눠야 한다. 이런 '공정성장'이 더 나은 세상의 문을 열 것"이라며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먹사니즘'을 포함해 모두 함께 잘 사는 '잘사니즘'을 새 비전으로 제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제를 살리는데 이념이 무슨 소용이며, 민생을 살리는데 색깔이 무슨 의미인가"라며 "진보정책이든 보수정책이든 유용한 처방이라면 총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먹고사는 문제가 달려 있다면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겠다며 자신의 유연함과 포용력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의원 국민소환제와 주 4일제 도입도 주장했다. 국민소환제를 제안하자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자살골", "법인카드 쓴 것부터 토해라" 등 야유가 이어졌다.
민주당 의원들의 반발까지 더해져 장내가 소란스러워지자, 이 대표는 "방해하지 않으면 더 빨리할 것"이라며 "초등학교 학생들도 와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대표가 반도체 특별법의 '주 52시간 근로 제한 예외 조항'을 언급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이 대표와 국민의힘 의원들은 즉석 공방을 주고받기도 했다.
최근 이 대표가 해당 법에 있어 주 52시간제 예외 문제를 두고 기업 측 입장에 긍정적인 듯했다가, 다시 특별법에서 이 문제를 다루지 않는 듯한 뉘앙스를 보이자 국민의힘에서는 '오락가락 행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여당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이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잠깐만 기다려라. 품격을 지키시라니까"라고 맞받았다.
이 대표는 이어 원고에 없던 발언을 이어가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노동시간이 1700시간이다. 지금 3000시간 넘겨서 일하자는 게 아니지 않나"라며 "그러면 (노동시간) 유연화하더라도 총 노동시간 늘리자는 소리를 누가 하겠냐"라고 했다.
그러면서 "첨단 기술 분야에서 장시간 노동, 노동 착취로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말 자체가 형용모순"이라며 총 노동시간 확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또 "노동시간을 늘리지 않고 유연화하되 노동 강도가 올라가면, 즉 심야 노동을 하거나 주말 노동을 하거나 연장 노동을 하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겠다는 뜻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28번 박수를 치며 이 대표의 연설에 호응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별도의 박수 없이 이 대표의 연설이 끝나자 곧바로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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