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AI가 인구감소 대안" 보고서
냄비 정책 중단하고 장기계획 짜야
냄비 정책 중단하고 장기계획 짜야
이번 보고서는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인구 감소와 잠재성장률 침체를 해결할 수단으로 AI를 지목해 흥미롭다.
노동력 감소는 경제성장에 타격을 주므로 저출생에 따른 인구 감소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국가적 과제다. AI의 힘을 빌려 GDP 감소를 어느 정도 메울 수 있다는 분석은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 또한 AI 기술개발에 더욱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사실을 시사하기도 한다.
AI 덕분에 총요소생산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제기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우리나라 노동생산성은 주요국과 비교해 크게 뒤떨어진다. 근로자들은 '그저 사무실을 지키고 있을 뿐'이라는 비아냥도 듣는다. AI를 활용함으로써 낮은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음을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AI의 중요성은 계속 강조돼 왔지만 정책적으로는 시늉만 냈다. 대학 연구소에 한 해에 수십억원씩 나눠주는 생색내기 '찔끔 지원'으로 실질적 성과를 얻을 수 없다. 우리 정부와 정치권은 이처럼 때가 되면 떠들다가 곧 잊어버리고 마는 '냄비 정책'으로 시간을 허비했다.
최근 중국의 딥시크가 파문을 일으키자 또다시 AI 대책을 마련한다면서 부산을 떨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면서 갑자기 AI용 추가경정예산을 들고나왔다. 이렇게 즉흥적인 대응으로 어떻게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려는지 알 수 없다.
AI, AI 한 게 언젠가. 멀리 내다보는 중장기적 대책을 세워놓고 차근차근 실행에 옮겼어야 했다. 정부가 지난해 AI 3대 강국을 표방하며 대책을 발표한 적은 있다. 야당은 그때는 쳐다보지도 않다가 이제 와서 AI 추경을 집행하겠다고 하니 믿음이 갈 수 없다. 오죽하면 현대차가 연세대에 자금을 지원해 AI 연구원을 만들겠다고 나섰겠나.
AI는 국가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정치권이 힘을 합쳐 일목요연한 플랜을 만들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AI인재 육성이다. 육성은커녕 인재가 한국을 떠나게 만드는 지금 풍토로는 미래가 없다. 긴 안목으로 탄탄한 정책을 내놔야 한다. 주먹구구식, 포퓰리즘적 정책은 이제 제발 중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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