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박동해 김근욱 기자 = 예금보험공사(예보)가 부산저축은행 파산의 원인이 됐던 '캄코시티' 개발사업에 대해 결국 경영권을 확보하지 못한 채 13년 만에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보는 최근 캄코시티 관련 자산 매각을 위한 매각주관사와 법률자문사 선정 절차를 밟고 있다. 부산저축은행 파산으로 예보가 파산관재인을 맡게 된 이후 첫 매각 시도다.
매각 대상 자산은 부산저축은행 계열 5개 저축은행과 주식회사 랜드마크월드와이드가 캄코시티와 관련해 보유하고 있는 채권·지분 등 일체의 자산과 권리다.
캄코시티 프로젝트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인근에 132만㎡(39만 9300평) 규모의 상업시설 및 주거시설을 짓는 대형 개발사업이다.
하지만 사업은 무리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중단됐고, 이 프로젝트를 비롯해 다수의 PF 대출이 부실로 이어지면서 2012년 부산저축은행마저 파산하게 됐다. 부산저축은행에 예금했다가 예금자보호한도인 5000만 원을 초과하거나 후순위채권에 투자해 이를 돌려받지 못한 예금자는 3만 8000여 명에 달했다.
캄코시티 사태로 예보가 회수해야 할 금액은 원금을 포함해 7000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보는 지난 13년 동안 채권 회수를 위해 노력해 왔다. 소송을 통해 캄코시티 사업의 현지 시행사인 월드시티의 지분 60%를 확보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채무자 측에서 제기한 의결권 제한 가처분 소송에서 지난해 10월쯤 최종 패소하면서 경영권 확보에 결국 실패했다.
예보는 고심 끝에 경영권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자산 매각을 결정했다. 하지만 경영권이 없는 지분에 대해 매수자를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예보 관계자는 "경영권을 확보한 뒤에 매각하는 것은 여의찮겠다는 판단하에 현 상태에서 매각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이 관계자는 현재까지 매각 가능성이나 매각 예상 금액에 대해서는 섣불리 언급할 단계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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