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해외 IB "올해 금리 인하, 韓 3~4회, 美 0~1회"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11 14:50

수정 2025.02.11 15:13

정국 불안 장기화 가능성에 권력 공백 우려
2월뿐 아니라 5, 8, 11월 총 4차례 인하 전망
美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은 점차 축소돼
한미 금리차 확대 시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
/사진=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해외 투자은행(IB)들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상반기 기준금리를 연 3.00%에서 연 2.50%로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8곳의 IB 모두가 올해 1·4분기와 2·4분기에 각 0.25%p씩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1일 국제금융센터는 '국내 상황에 대한 해외시각 변화 점검' 보고서를 통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바클리, 씨티, 골드만삭스, HSBC, JP모건, ING, 노무라 등 8개 IB의 전망이 이같이 일치했다고 전했다.

국제금융센터 제공.
국제금융센터 제공.
하반기 전망은 다소 엇갈렸다. 바클리와 노무라는 한은이 2·4분기 말에 이어 3·4분기 말에도 기준금리를 2.50%로 유지하고, 4·4분기에 2.25%로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BOA와 골드만삭스, HSBC는 한은이 2·4분기 말 2.50%에서 3·4분기 말 2.25%로 내리고, 연말까지 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씨티와 JP모건은 3·4분기 말 연 2.25%, 4·4분기 말 2.00%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고, ING는 3·4분기 말과 4·4분기 말 금리 수준을 각각 연 2.00%로 봤다.

종합적으로 보면 해외 IB들은 한은이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현행 연 3.00%에서 2.00~2.25%까지 0.75~1.00%p 인하할 것으로 진단했다. 한 번에 0.50%p 인하하는 '빅컷'이 없다고 가정할 경우 연내 서너 차례의 금리인하를 예상한 것이다.

IB들이 비교적 빠른 속도의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 것은 국내 정치 불확실성에 따른 경기 하방 압력이 확대된 영향이다. 박승민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계엄 직후에는 신속한 계엄 해제 등으로 낙관적인 전망도 제기됐으나 탄핵 정국이 전개되면서 정치 불안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주목했다"고 전했다.

이어 "정책당국의 대응으로 금융시장은 안정적이지만 내수 부진에 따른 성장 타격이 불가피하고, 통화·재정정책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는 시각이 다수"라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제공.
주요 IB 절반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올해 기준금리 인하를 1회 이하로 전망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한은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IB 10곳 가운데 절반이 올해 미국의 금리인하 횟수를 0~1회로 전망했다.

선물시장에 반영된 연준의 기준금리 전망치도 다소 높아진 상태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금리 전망치는 지난달 29일 기준 연 4.08%에서 이달 7일께 4.18%로 0.10%p 올랐다.
지금의 연 4.50%보다 0.32%p 낮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한국이 미국보다 기준금리를 빠르게 내릴 경우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1.50%p로 좁혀진 한미간 금리 격차가 최대 2.50%p까지 벌어질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 등에서 대거 이탈하는 등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서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