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새 전국 터널 1천777→2천892곳, 교량 2만9천여→3만9천여 곳
습기 머금기 쉬워 결빙 자주 발생…행안부 "터널·교량 중심으로 대책 이행"
치사율 1.7배 높은 '결빙 교통사고'…터널·교량 늘면서 위험↑9년새 전국 터널 1천777→2천892곳, 교량 2만9천여→3만9천여 곳
습기 머금기 쉬워 결빙 자주 발생…행안부 "터널·교량 중심으로 대책 이행"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전체 교통사고에 비해 치사율이 1.7배나 높은 결빙 교통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블랙아이스' 사고의 대표적인 취약 구간인 터널과 교량의 규모는 확대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1일 행정안전부와 한국도로교통공단 등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년) 연평균 노면 결빙 교통사고가 788.8건이 발생해 연평균 19명이 사망했다. 평균 치사율은 2.4%다.
같은 기간 결빙을 제외한 연평균 전체 교통사고는 20만6천714건이 발생해 연평균 2천907명이 사망했다. 평균 치사율은 1.4%다.
결빙 교통사고의 치사율이 전체 교통사고보다 약 1.7배 높은 셈이다.

도로 형태별로 보면 결빙 교통사고 1건당 인명피해 발생 비율이 높은 곳은 터널(2.9%)과 교량(2.2%)이었다.
이어 고가도로(2.1%), 기타 단일로(1.8%), 지하차도(1.8%), 교차로(1.5%), 횡단보도(1.1%) 등의 순이었다.
터널과 교량의 인명피해 발생률이 횡단보도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이다.
박용훈 교통문화운동본부 대표는 "많은 교량이 강이나 하천, 바다 위에 지어졌기 때문에 습기를 머금기 쉽다"며 "여기에 안개나 서리도 다른 도로에 비해 많이 발생하다 보니 추운 계절에 결빙이 자주 생긴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터널의 경우 내부는 결빙되지 않은 것과 달리 출입구 근처엔 블랙아이스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 때문에 터널에서 정상 속도로 달리던 차가 예상치 못한 결빙을 맞닥뜨리면 당황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터널과 교량은 국토 개발과 교통 인프라 강화 등으로 꾸준히 규모가 늘고 있다.
2023년 말 기준으로 전국에 설치된 터널은 2천892곳으로, 2014년 말(1천777곳)보다 1천개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터널 연장 길이도 1천293km에서 2천320km로 79% 증가했다.
교량은 2014년 말 2만9천896곳에서 2023년 말 3만9천457곳으로 1만개 가까이 증설됐다.
같은 기간 교량 연장 길이도 2천950km에서 4천26km로 1천여km 늘었다.
이날 행안부가 발표한 '겨울철 도로 결빙 교통사고 원인분석 및 인명피해 방지대책'이 터널과 교량에 방점을 두고 구성된 것도 이 때문이다.
대책을 보면 도로 결빙 생성을 지연시킬 수 있는 포장 개발을 내년까지 개발해 시범 적용을 거쳐 터널과 교량 등에 확대하기로 했다.
도로기상관측망도 내년까지 터널 진입구 및 출입구, 교량에 확대 설치할 방침이다.
또 도로 결빙 관련 정보 통합 시스템을 구축해 기상 상황과 노면 자료뿐만 아니라 터널·교량 지형정보 등 비(非)기상 자료도 제공하기로 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터널과 교량 구간을 중심으로 이번에 세운 결빙 교통사고 대책안을 이행해갈 것"이라며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아 여전히 얼음이 낄 가능성이 있으니, 이곳을 지나는 운전자는 안전에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shlamaz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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