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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 핵잠 알렉산드라이함 부산 입항 반발...전략적 셈법은?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12 15:30

수정 2025.02.12 20:14

-北 미 전략자산 전개에 강력 반발... 핵무장 명분으로 삼아와
-핵추진 공격잠수함 알렉산드라이...주무장, SLCM 토마호크 미사일
-북한 핵무기 없는 잠수함 겨냥한 반발은 '거래적 담판' 노린 전술
-‘핵보유국 기정사실화’ 대미협상력 극대화를 위한 반발 빈도 증가
-"북한 비핵화 목표 억제력 유지를 위한 한미 공조 재확인 필요..."
[파이낸셜뉴스]
북한 김정은이 지난 10일 450정보 온실농장과 남새(채소)과학연구중심건설 착공식에 참석해 격려사를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 김정은이 지난 10일 450정보 온실농장과 남새(채소)과학연구중심건설 착공식에 참석해 격려사를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은 미국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SSN) 알렉산드리아함의 부산 입항을 "변할래야 변할 수 없는 미국의 대조선 대결 광기의 집중적 표현"이라며 "안보우려에 대한 노골적 무시"라고 맹비난했다.

12일 국방부와 통일부 등에 따르면 전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한 북한 국방성 대변인 담화에서 "더 이상의 불안정을 초래하는 도발 행위를 중지할 것을 강력히 경고한다"며 "국가의 안전 이익과 지역의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임의의 수단을 사용할 준비 상태에 있다"고 위협했다.

이어 통신은 "우리는 횡포한 적수국과의 격돌 구도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조선반도를 둘러싼 지역의 첨예한 군사적 대치 상황을 실제적인 무력충돌에로 몰아갈 수 있는 미국의 위험천만한 적대적 군사행동에 엄중한 우려를 표시한다"고도 했다.

대변인은 "우리는 적수들에 대한 자기의 행동 선택과 대응 방식을 보다 명백히 할 것"이라며 "공화국 무력은 지역의 안전 환경을 위협하는 근원들에 대한 억제 행동을 실행하고 도발자들을 응징하기 위한 자기의 합법적인 권리를 주저 없이 행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미군 주요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와 한미 연합훈련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자신들의 핵무장의 명분으로 삼아왔다.



반길주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은 과거에도 전략핵잠수함이 아닌 공격잠수함 한국 방문에도 반발하긴 했지만, 이번 반발은 통상적 공식을 넘어 거래적 담판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어 알렉산드라이함은 핵무기를 탑재하지 않은 공격잠수함으로 주무장은 재래식 무기인 잠대지(SLCM, Submarine-Launched Cruise Missile) 토마호크 미사일이다. 특히 핵무기 없는 잠수함을 겨냥해 “새로운 핵능력과 자위력 강화 조치”가 필요하다며 구체적으로 반발한 것은 통상적 반발을 넘어 거래적 담판에 호소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 교수는 "북한은 러-우 전쟁이나 가자지구뿐 아니라 거래의 전선이 파나마운하와 그린란드로 확장되고 있는 것을 주시하면서 트럼프발 담판이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는 것을 목도하고 있을 것"이라며 "따라서 북한은 미국이 자신을 대상으로 거래 담판을 제시하기 전에 ‘핵보유국 기정사실화’를 통해서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기존 반발 공식에 거래변수를 추가해 반발 빈도를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공세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미일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유지한 것에 자칫 자신의 협상력이 낮아질 것을 우려해 반대급부로 북핵 기정사실화를 공고화하려는 셈법도 있다고 평가했다.


반 교수는 "북한이 이러한 셈법을 가동시키고 있다는 점을 예의주시하여 자칫 ‘북한 비핵화’ 목표 공조가 완화되지 않도록 오는 14일 개막하는 뮌헨안보회의에서 한국은 적극적으로 미국과 양자외교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며 "북한 비핵화 목표와 함께 북핵 억제력 유지를 위한 공조도 재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미국 해군 로스앤젤레스급 핵 추진 잠수함 '알렉산드리아 함(SSN-757·6900t급)이 지난 10일 오전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1991년에 취역, 국내에 처음 입항하는 이 잠수함은 길이 110m, 폭 10m, 승조원 140여 명 규모이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해군 로스앤젤레스급 핵 추진 잠수함 '알렉산드리아 함(SSN-757·6900t급)이 지난 10일 오전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1991년에 취역, 국내에 처음 입항하는 이 잠수함은 길이 110m, 폭 10m, 승조원 140여 명 규모이다. 사진=연합뉴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