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부사장 방한, 기자간담회…'헬기 무용론'에 방사청, 아파치 추가도입 재검토
[파이낸셜뉴스]

보잉은 12일 서울에서 'AH-64 아파치의 미래'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아파치 공격헬기의 미래 비전과 국내 판매계획 등을 설명했다. 보잉 측은 현대전에서 드론 등 무인 항공기가 주목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무인 항공기가 유인 항공기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행사에는 크리스티나 유파 보잉 부사장 겸 공격헬기 사업부총괄과 TJ 제이미슨 보잉 공격헬기 사업개발 디렉터가 참석해 아파치 헬기(AH-64E) 대당 가격이 비싸진 이유에 대해 "교육훈련, 인프라 등이 포함된 패키지 가격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미 정부가 승인한 사업비 4조6655억원은 정부가 책정한 사업비 3조3000억원보다 1조3655억원 늘어난 금액이다. 여기에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과 휴대용 미사일에 요격되는 사례가 늘며 공격 헬기 무용론도 제기되고 있다.
유파 부사장은 "AH-64 아파치는 최고 수준의 성능과 신뢰성을 갖춘 현존하는 최강 공격정찰헬기"라며 "드론 등 그 어떤 무인 플랫폼도 오늘날 아파치를 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파 부사장은 아파치 가격 급등에 관한 질문을 받고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을 통해 항공기를 판매하게 되면 항공기만 주는 것이 아니다"며 "미 의회에서 승인된 가격은 패키지 가격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파치는 현재뿐 아니라 내일의 전장에서도 계속해서 최고 전력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교육 훈련, 보장 시스템, 인프라, 단종될 수 있는 부품 등 굉장히 많은 항목이 하위 항목에 포함돼 있다"며 "의회에 승인한 가격만을 봤을 때 굉장히 높다 인식할 수 있다. 추후 (다른 항목을) 추가하게 되면 행정절차를 다시 반복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보수적으로 가격을 책정했다"고 부연했다.
아파치 조종사 출신인 TJ 제이미슨 디렉터는 미래 전장과 관련해 다음 단계 핵심은 유무인체계(MUM-T)의 원활한 운용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래 전투의 핵심은 유무인 플랫폼 간 파트너십"이라며 "아파치가 외부에서 발사한 무인기를 직접 작동·통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이고, 이를 통해 아파치의 상황인식과 생존성, 치명성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발사형 효과체(Launched Effect)는 공격헬기가 운용 및 제어할 수 있도록 맞춤 개발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공격헬기의 도달 범위, 상황 인식, 치명성 및 생존성을 크게 향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발사형 효과체는 소형, 중형 및 대형 등 다양한 크기의 반자율에서 완전 자율까지 가능한 소모형 무인 시스템을 포함한다. 센서 및 타격 페이로드를 비롯해 드론 대응책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우리 군은 2012∼2013년 육군 대형공격헬기 1차 사업을 추진, 2017년 1조9000억원을 투자해 AH-64E 36대를 실전배치 운영 중이다. 이후 2022년 11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3조3000억원을 투입해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아파치급 대형공격헬기를 구매하는 대형공격헬기 2차 사업 추진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은 지난해 8월 19일(현지시간) 미 정부가 보증하는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한국에 35억 달러(약 4조6655억원) 규모의 AH-64E와 관련 물품을 판매하는 것을 승인했다.
하지만 1차 도입 대비 급등한 가격과 저가 지대공 미사일과 드론 공격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정부는 2차 사업을 재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은 아파치 추가 도입 사업에 대해 "전장 환경변화와 재원상황, 관련 기관의 검토 결과 등을 고려해 후속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파치 공격헬기는 현재 19개국에서 총 1300대 이상 운용 중이다. 특히 미 육군은 지금까지 아파치로 총 520만 비행시간을 달성했다. 이 중 130만 시간은 전투 비행시간을 기록 중이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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