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어깨 위에 올라탄 그의 아들 X는 이따금 아빠가 쓴 'MAGA' 모자를 만지작거렸다. 아들의 손길에 모자가 벗겨지려 하자 머스크는 모자를 다시 꾹 눌러썼다.
일부 미국 언론에서 머스크와 트럼프 대통령 간 불화설을 제기한 것과 달리, 두 사람은 이날 나란히 서서 그간 제기된 각종 비판에 대해 주거니 받거니 해명을 했다. 집무실 의자에 앉은 트럼프 대통령은 오른편에 선 머스크가 발언을 이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다 이따금 껴들어 맞장구를 쳤다.
머스크는 DOGE가 재무부 결제 시스템 접근 등으로 '월권' 논란에 휩싸인 것에 대해 "연방 관료들이 납세자가 낸 돈으로 부를 축적하고 있다"며 "재무부에 대한 기본적인 통제가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이어 "(결제 시스템에 대한 접근은) 급진적인 조치가 아니라 각 조치 항목이 실제 국민에게 최대의 이익을 안기고 있는지 살피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신을 둘러싼 이해충돌 논란에 대해서는 "투명성이 신뢰를 만드는 것"이라며 "DOGE는 모든 절차를 완전히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같은 투명함에 "마치 매일 항문 검사를 받는 듯한 기분이 든다"며 특유의 위트를 선보였다.
트럼프도 "국제개발처(USAID)는 무능하고 썩었다"라거나 "낭비를 줄이려는 우리의 시도를 막는 연방 판사들에게 반대한다"며 옆에서 틈틈이 거들었다.
머스크는 DOGE의 목적인 정부 지출 절감에 대해 "국채 이자가 국방부 예산보다 많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정부) 적자를 해결하지 않으면 파산할 수 있어 연방 지출을 줄이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역설했다.
그는 "수십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사람들이 관료 사회에 꽤 있는데 이들이 어떻게 수천만 달러의 자산을 축적했는지 의아하다"며 "납세자의 돈으로 부자가 된 것이 신기하다. 그들에게 투자 조언을 받아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비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 정부의 낭비가 1조 달러에 육박할 수 있다"며 맞장구를 쳤다.
이날 두 사람의 '해명 간담회'는 약 30분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가 재석한 가운데 연방 정부가 1명을 고용할 때 4명을 해고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의 재정 적자는 2024년 회계연도 기준 1조 8300억 달러(2656조 원) 수준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전 기록한 최고치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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