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금융의 생명보험사 인수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취임 후 우리은행에 절대적으로 치우친 포트폴리오를 비은행으로 다양화하는 경영전략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KB금융그룹의 비은행 계열사가 낸 당기순이익 비중은 약 40%에 달한다. 보험사 실적만 떼서 보면 KB금융의 라이프생명과 손해보험이 지난해 약 1조1000억원의 순이익을 냈고, 신한금융의 신한라이프도 약 5000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법조계에 따르면 몰취조항은 통상 매도자 측에서 요구한다고 한다. 당국의 허가가 절대적인 규제산업에서 불승인으로 계약이 불발될 경우 다시 매수자를 찾는 과정이 지난하고, 시간도 최소한 2~3년이 더 소요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이 매도자의 몰취조항 요구를 수용한 것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서는 보험사 인수 외에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수명이 길어지는 고령화 시대에 생보사를 왜 인수했느냐'는 의문도 나온다. 하지만 요양산업이 이미 발달한 일본 생명보험사 상위 9곳의 지난 2023년 자기자본이익률(ROE) 평균은 19.4%에 달한다. 우리금융의 2023년 ROE는 8.25%에 그쳤다. 여기에 동양생명·ABL생명 인수가격도 기업가치보다 약 5000억원 낮춰 계약하는 데 성공했다.
만약 우리금융이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 M&A에 성공한다면 생보사의 신사업인 요양산업부터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과 보험사 간에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이미 KB국민은행은 KB라이프생명, KB손해보험과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시니어 고객을 위한 요양과 자산관리를 접목한 새로운 사업을 검토 중이다. 우리금융도 종합금융그룹으로 한발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보험사 인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이 승인 심사에서 M&A가 경영안정성, 금융건전성에 미치는 영향 외에도 한국 보험시장, 나아가 금융시장 전체의 미래도 함께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우리금융도 탄탄한 재무건전성과 함께 철저한 내부통제를 선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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