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김현진은 지난 9일 종영한 채널A 토일드라마 '체크인 한양'(극본 박현진 / 연출 명현우 노규엽)이 첫 매체 연기 도전작이다. '체크인 한양'은 조선 최대 객주 '용천루'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청춘들의 사랑과 야망, 그리고 파란만장한 성장기를 담은 청춘 로맨스 사극으로, 4.2%(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의 자체최고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김현진은 '체크인 한양'에서 무영군 이은(배인혁 분)의 사촌 형이자, 승하한 선왕의 아들 '은성군' 역을 맡았다. 은성군은 선왕이 승하한 후 내쳐질 줄 알았지만, 사촌 동생인 무영군 이은 덕분에 궁의 한편에서 살아가던 비운의 왕자다. 병약해 보이기만 했던 캐릭터였지만 왕권을 되찾고자 했던 목표를 지니고 있던 인물로, 극 말미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김현진은 변요한 박정민 임지연 김정현 등과 동기인 한예종 09학번 출신으로, 2014년 뮤지컬 '러브레터'로 데뷔한 후 뮤지컬 '영웅'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쓰릴미' '스프링 어웨이크닝' '여신님이 보고 계셔'와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 '엘리펀트 송' 등에 출연하며 무대에서 내공을 쌓아왔다. 매체에서 처음 도전하는 사극임에도 안정적이면서 깊이 있는 연기력과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선보일 수 있었던 이유다.
특히 김현진은 소속사 대표이기도 한 김의성이 직접 영입한 배우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대학로 아이돌'에서 첫 드라마 데뷔작을 선보이기까지 과정에 대해 "연기 자체에 대한 호기심과 열망, 이런 것들이 더 커지고 있어서 앞으로 제 연기 세상이 조금 더 넓어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은성군을 연기하며 첫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김현진을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N인터뷰】 ①에 이어>
-첫 매체 연기에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했나.
▶저희 대표님(김의성)과도 처음 같이 한 드라마였고 10년 동안 공연을 하면서 저를 응원해 주신 분들도 계셔서 부끄럽지 않은 배우가 되고 싶었다. 결과는 맡기는 거지만 할 수 있는 한 노력과 최선을 다해서 해보자고 생각했다.
-데뷔가 2014년인데, 어떤 과정을 거쳐 배우가 됐나.
▶중학교 2학년 때 음악회를 보고 감상문을 써내는 숙제가 있었는데 예매 타이밍을 놓쳐서 티켓이 전부 매진이 됐더라. 선생님께서 음악이 들어간 공연이면 어떤 것이든 괜찮다 하셔서 뮤지컬 '아이다'를 보게 됐다. 당시 뮤지컬을 보면서 '객석이 아니라 무대 위에 있고 싶다, 연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부모님께 쉽게 말씀은 못 드렸고, 고2에서 고3으로 올라가는 방학 때 본격적으로 말씀을 드리고 연기의 길을 선택하게 됐다.
-배우로서도 다양한 길이 있는데 무대를 처음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
▶한예종을 나왔는데 동기 중에 지금 정말 활동을 열심히, 활발히 하고 있는 배우들이 많다. 한예종을 처음 가서 그 친구들의 연기를 보면서 너무 충격이 컸다. 그들이 너무 잘해서.(웃음) 고3 때 연기를 늦게 시작했는데 당시 한예종 예비학교에 합격한 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스스로 슬로 스타터라고 생각하는데 동기들은 연기가 바로 팍 나오는, 놀라운 모습을 보여줘서 '어떻게 저렇게 순발력이 좋지? 나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한데'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무대는 연습 기간이 주어지지만 카메라는 바로 액션 하면 연기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무대가 조금 더 자신이 있겠다 해서 그렇게 시작하게 됐다. 또 한예종 연극원 출신이다 보니까 기본적으로 무대 예술에 대한 교육이 많았고, 그래서 무대가 조금 더 가깝고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한예종에서 09학번과 10학번 아웃풋이 가장 좋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중 09학번이다.
▶변요한 박정민 임지연 김정현 등 배우들과 동기다. 그 당시에 형들이 동생이라고 잘 챙겨줬었고 지금도 연락하고 지내고 있다. 요한이 형도 고마웠던 게 (드라마 방영 당시) 카톡이 왔다. '본방 하는 시간에 보고 있다'라며 '현진아 너무 잘했다, 진실의 눈빛 좋다'라고 딱 보내줬는데 그게 너무 고마웠다. 개인적으로 요한이 형에게 고마운 점이 굉장히 많다. 군대 다녀와서 첫 오디션을 앞두고 무섭기도 해서 페이스북에 글을 썼었는데 그걸 보고 형이 장문의 카톡을 보내줬던 게 아직도 기억이 난다. 배우는 오디션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그 자체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정말 따뜻한 마음으로 응원해 줬다. 그때 형이 응원해 준 얘기를 하면 아직도 뭉클하다. 형의 힘을 받아서 오디션에 합격을 해서 학교에서 공연을 했었다. 지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배우들뿐만 아니라 다른 일을 하고 있는 동기들도 많은데 그 동기들조차도 자기 삶에 대해 굉장히 진지하고 주도적으로 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매체 진출에 대한 결심이 서게 된 계기는.
▶저희 (김의성) 대표님께서 같이해보자고 말씀을 해주셨을 때 '이렇게 연기를 잘하시고 경험이 많으신 선배님께서 해보자고 하시는데 내가 모르는 나의 어떤 모습들이 준비가 돼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의성 배우가 회사 대표이기도 하다. 인연을 맺게 된 과정과 평소 연기에 대한 피드백도 자주 나누는지 궁금하다.
▶선배님과는 만나게 될 거라고 생각도 못 했었다. '같이 할 수 있는 배우들이 누가 있을까' 생각하면서 우연히 대학로에 공연을 보러 오셨다가 저희 극장에 오신 거다. '회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같이 해봤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이분이 제게서 뭔가 어떤 가능성을 보셨다면 한번 믿고 가보자 하는 생각으로 '조건 이런 거 안 보고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었다. 대표님께서 평소 친근하게 대해주시는데 연기에 대한 조언이나 이런 것에선 조심스러워하신다는 게 느껴진다. 선배님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크게 다가올 때가 있기 때문에 그러신 것 같다. 대신 책을 선물해 주셨는데 그 책 안에 현장에서의 태도나 연기에 대한 조언이 다 담겨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도전해 보고 싶은 장르의 작품이나 캐릭터가 있다면.
▶최근 '중증외상센터'를 너무 재밌게 봐서 메디컬 드라마 나도 꼭 한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어릴 적부터 '외과의사 봉달희' '뉴하트' '하얀거탑' 이런 작품들을 너무 재밌게 봤었다. 사극을 해봤는데 욕심이 더 나기도 한다.
-올해 배우로서 목표가 있다면. 궁극적으로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자꾸 보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 배우가 당연히 연기도 잘해야 하고 매력도 있어야 하는데 결국 '계속 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듣는 배우가 그런 배우인 것 같다. 저희 대표님께서도 정말 많은 작품에 나오시는데 그럼에도 늘 다음 연기가 궁금해지는 배우이시기도 하다. 그런 선배님의 뒤를 따라 '또 보고 싶은데' '다음 작품 언제 나오지'라는 얘기를 듣는 배우가 되고 싶다. '체크인한양'을 통해 매체 연기 도전을 시작한 만큼, 좋은 기회로 좋은 작품을 많이 만나고 싶다.
-'체크인한양'은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나.
▶신선했던 작품으로 오래오래 남을 것 같다. 조선이라는 곳에서 호텔이라는 공간이 있다는 설정도 굉장히 신선했고, 그 안에서 이뤄지는 4인방의 우정과 성장이 기억되는 예쁜 작품으로 남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있다. 그 속에서 은성군이라는 인물도, 연약해 보이지만 지켜야 할 것이 있어 강인했던 사람으로 오래오래 기억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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