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한국문화에 열광
우리가 뼈빠지게 일한 덕
국제사회도 무시 못할 것
우리가 뼈빠지게 일한 덕
국제사회도 무시 못할 것

세계적 소프라노 조수미씨는 한 인터뷰에서 소원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제 몸 자체가 악기이기 때문에 감기에 안 걸리기 위해 비를 맞아본 적이 없다. 은퇴 후 주룩주룩 내리는 비에 한번 실컷 젖어보고 싶다"고 했다. 세계에 꽤 알려진 한류의 인물들은 조수미 정도의 인내심을 견뎌낸다.
스포츠 분야에서도 하계 올림픽이나 동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오는 선수들은 국민을 감동케 한다. 쇼트트랙이란 빙상 경기에 출전하여 메달을 딴 선수들 인터뷰를 들으면 새벽 5시30분 연습장에 도착하고 오후와 저녁까지 연습을 하고, 충북 선수촌 식당에서 가장 늦게 저녁밥을 먹는다고 한다. 스무살 근처의 선수들이 국가대표 마크를 달고, 다른 나라라면 상상도 못할 훈련을 하며 좋은 결과물을 내놓는다. 공부하는 사람이나 운동하는 사람들은 몸과 두뇌가 한계에 이를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민족이 대한민국인 것이다. 필자도 초등학교 6학년 때의 일을 잊지 못한다. 아침 8시30분까지 학교를 가면 오후 5시경에 하교를 하게 되고, 어머니가 교문에서 기다리며 나를 맞아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고 7시부터 과외 선생님과 대여섯명이 밤 10시까지 공부를 해 명문중학교에 입학했었다. 그런데 이러한 모습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게 한국의 모습이다. 살고 있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아이들에게 학교 말고 학원도 다니냐고 물으면 보통 2군데 이상을 다닌다고 한다. 부모는 검소하게 살면서 자식들에게는 최대한의 교육 기회를 주려고 많은 것을 희생한다. 1953년 모든 것을 잃고 무지하게 빈곤했던 한국이 지금 세계가 바라보는 대한민국이 된 것은 엄청난 교육열 덕분이고, 무엇을 하든 최선을 다하기 때문이다. TV에 나오는 성공한 젊은 세대나 중장년층을 보면 다른 나라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얼마나 뼈빠지게 일했는지 분명히 알 수 있다. 지금 한국이 누리고 있는 평화와 풍요가 일시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은 한국이 대단히 세계화되어 있고 젊은 세대들이 건전한 한류를 계속 생산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물거품이 되지 않고 이제야 조금씩 성공적인 결과들이 나오면서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 우뚝 서는 광경을 보게 되는 것이다. 찌들게 가난하여 미국의 원조물자로 끼니를 이어가던 한국이 이제는 세계를 향해 원조를 주는 나라로 변신하여 돕고 있다.
일반적으로 강대국이라 하면 경제력이 강하고 첨단 무기체계로 무장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한류처럼 강한 문화의 힘을 가진 대한민국은 첨단무기와 같은 하드웨어 못지않게 국가안보에 엄청난 힘을 갖게 된다. 만약에 한국이 군사적으로 침략을 받게 되면 동맹국들만 도와주는 것이 아니고 전 세계의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고 한국을 방어할 것이다. 문화의 힘이 국제정치와 직결되어 있는 것이다.
한류가 대한민국의 국제정치적 위치를 올리고 있는 것은 누구나 다 공감하는 것인데, 이럴수록 우리는 대한민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격조 높은 친절과 겸손함을 보여야 문자 그대로 한류의 영향력이 오래도록 지속될 것이다.
김경민 한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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