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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전국민 25만원' 추경 포함" 또 식언한 李대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13 19:24

수정 2025.02.13 19:24

13조 쿠폰·2조 지역화폐 편성 제안
與 "추경이 조기대선용인가" 맹비난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가운데)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추경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가운데)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추경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을 포함한 35조원 규모의 '슈퍼 추경'을 하자고 정부와 여당에 13일 제안했다. 소비쿠폰은 민주당이 주장하던 국민 1인당 25만원 지급과 같은 것이다. 지역화폐 예산 2조원도 들어 있다.

결국 민주당은 민생회복 지원금 25만원 지급을 포기하겠다고 한 최근 입장을 뒤집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와 여당이 민생지원금 때문에 추경을 못하겠다고 한다면 민생지원금을 포기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대표는 불과 보름도 안 돼 스스로 말을 바꾸면서 허언이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 대표의 이런 말 바꾸기는 '반도체 주 52시간 근무 예외'에 대한 언급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이 대표는 주 52시간 근무 예외에 반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가 노동계의 반발에 부딪히자 다시 반대하는 쪽으로 돌아갔다. 국정협의회가 교착 상태에 빠진 것도 민주당이 결국은 주 52시간 근무 예외에 반대하던 원래의 태도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정부가 민생회복을 위해 더 좋은 사업, 효과가 있다고 생각되는 사업을 제안하면 포기하겠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말도 안 되는 유치한 변명이자 말장난이 아닐 수 없다.

국민의힘 호준석 대변인의 논평은 틀린 것이 하나도 없다. 호 대변인은 민주당의 추경 제안 내용에 대해 "경제를 살리자던 추경은 결국 조기 대선용"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의 말의 무게는 깃털만도 못하다. 그의 말 바꾸기의 기준은 오직 '유불리'뿐이다. 표를 노리고 우클릭했다가, 별 반응이 없으니 다시 좌클릭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전 국민에게 돈을 뿌리는 것은 전형적인 좌파적 포퓰리즘이다. 돈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여당인들 현금 살포로 국민의 환심을 사고 싶지 않겠는가. 13조원만이 아니다. 이 대표의 '숙원'과도 같은 지역화폐 예산도 빼지 않았다. 민주당은 35조원 가운데 24조원을 민생회복 예산이라고 했는데 대부분 그냥 뿌리는 돈이다.

추락하는 경기 앞에서 추경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그러나 세수는 줄어들고 국가부채는 점점 늘어나는 마당이다. 추경을 편성하더라도 가장 긴요한 곳에 적절한 규모로 짜야 한다. 그래야 효과가 나타난다. 전 국민에게 똑같이 돈을 나눠주는 방식이 내수진작과 경기회복에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사실은 과거 사례들이 증명하고 있다.

예산편성권은 물론 정부에 있다. 민주당의 제안은 참고만 하면 된다. 여당은 여당대로 내수진작과 경기회복을 위해 최선의 추경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고 할 정도로 어려운 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을 위한 예산도 빼놓지 말아야 한다.

추경의 재원은 국민의 혈세이고 더욱이 나라살림이 어려워 빚을 내서 장만해야 하는 돈이다.
경제를 살리는 데 유효 적절하게 써야지 민주당과 이 대표의 인기를 위해 뿌릴 돈이 아닌 것이다. 국민을 도와주더라도 가장 어려운 처지에 놓인 차상위 계층에 선별적으로 주는 게 낫다.


코로나 팬데믹이 기승을 부릴 때 전 국민에게 지급한 그 많은 긴급재난지원금은 어떻게 됐나. 효과는 고사하고 흔적도 찾기 어렵다. 그래도 돈을 뿌려 인기를 얻고 싶다면 민주당이나 이 대표 돈으로 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