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수=뉴스1) 김동수 기자 = 전남 여수 해상에서 침몰한 139톤급 대형트롤어선 제22서경호의 최초 신고자인 황규윤 씨(60)는 13일 "파도로 인해 침몰할 상황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황 씨는 이날 여수 국동항에 마련된 서경호 실종자 대기실을 찾아 "그 정도 파도(당시 1~1.5m)로 139톤급 대형어선이 넘어간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고 이같이 밝혔다.
황 씨는 침몰한 서경호의 선단선인 9해성호 선장이자 사고 최초 신고자다.
그는 "트롤어선 사고가 이번이 두번째다. 20년 전 과적으로 인한 사고 이후 처음"이라며 "서경호는 굉장히 잘 만들어진 선박이고, 요즘 배들은 복원력이 좋아서 잘 넘어가질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기상 상황이 나쁘지도 않았다"며 "굉장히 이례적인 사고"라고 의아해했다.
또 "해경이 도착하기 전 제일 먼저 도착했을 때 사고 현장에서 기름 냄새가 났고, 불빛을 비춰보니 주변에 부유물들이 있었다"며 "배가 100% 침몰했다는 걸 느꼈고 거기서부터 구조 작업에 들어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황 씨는 암초 등 외부 충돌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밝혔다. 그는 "사고 해역은 암초가 있을 수가 없다. 암초가 있으면 해경에서 우회하라고 연락이 온다"며 "파공이 아니고선 그 큰 배가 순식간에 전복될 수 없다"고도 했다.
황 씨는 사고 현장에서 '구명뗏목'이 팽창된 의문점에 대해 "구명뗏목은 물에 닫으면 자동적으로 펼쳐진다"며 "배가 전복되면서 물에 닫으니까 자동적으로 팽창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장에 도착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 했지만 실종자를 구하지 못했다"며 "20년지기 동료들을 잃은 우리도 마음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황 씨는 "사고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선 반드시 인양이 이뤄져야 한다"며 "그렇지 않고선 모든 상황은 추정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서경호 실종자 대기실에는 황 씨를 포함해 당시 선단선 선장 등 관계자 7명이 찾았다.
앞서 지난 9일 오전 1시 41분쯤 전남 여수시 삼산면 하백도 동쪽 약 17㎞ 해상에선 139톤급 대형 트롤 선박 '제22서경호'(승선원 14명·부산 선적)가 침몰했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5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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