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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혼자 오지 마세요” 日 동물원이 ‘출입금지’ 선언한 이유

김희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14 14:17

수정 2025.02.14 14:17

[서울=뉴시스] 일본의 한 동물원이 불순한 의도로 접근하는 남성 방문객을 차단하기 위해 남성의 단독 방문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출처=SCMP) 2025.02.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일본의 한 동물원이 불순한 의도로 접근하는 남성 방문객을 차단하기 위해 남성의 단독 방문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출처=SCMP) 2025.02.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일본의 한 동물원이 남성 1인 방문객의 출입을 금지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해당 동물원을 운영하는 주인과 방문객 등 여성을 상대로 부적절한 발언을 하거나 불쾌한 행동을 한 사례가 반복적으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13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남성 1인 방문객’의 출입을 금지한 일본의 한 체험형 동물원 소식을 전했다. 이 동물원은 일본 동부 도치기현 동물애호지도센터 내 ‘치유정’이라는 이름의 작은 체험형 동물원으로, ‘미사마마’라는 닉네임의 여성이 운영 중이다.

‘미사마마’는 지난달 2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오늘부터 임의로 남성 1인이 동물원에 방문하는 것을 거절한다”라고 공지했다.

그는 “사적인 목적으로 방문하는 사람이 많아 스트레스 때문에 심장이 아플 정도”라며 “우리(동물원)는 유흥업소가 아니기 때문에 정말 동물을 만지고 교감하고 싶은 분이라면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와달라”고 요청했다.

실제로 동물원 입구에는 ‘남성 1인 방문은 불가능하다. 식사하러 혹은 술마시러 가자는 데이트 요청이 너무 많다. 가족 또는 친구를 동반해 와주길 바란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있다. ‘미사마마’는 동물원을 찾는 방문객은 주로 가족 단위나 커플이었지만, 홀로 방문한 일부 남성들이 자신과 여성 손님들에게 말을 걸고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운영자로서 이러한 방문객을 대놓고 거절하거나 내쫓기 어려웠으며, 항상 미소를 띈 채 정중하게 응대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었다고 토로했다.
자신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손님의 사례를 소개하는 등, 운영에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놓은 ‘미사마마’는 “치유정은 데이트나 중매를 위한 장소가 아니라 동물과 교감하며 마음의 위안을 얻기 위한 장소”라며 “남성 차별이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동물원은 지난해 3월 개장해 돼지, 고양이, 개, 염소 등 다양한 동물과 교감하고 먹이를 주며 유대감을 쌓을 수 있는 체험형 동물원이다.
통상적인 동물원과 달리 체험을 중심으로 하는 작은 규모라 이번과 같은 문제 및 대응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사진=해당 동물원 인스타그램 갈무리
/사진=해당 동물원 인스타그램 갈무리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