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고환율 기조와 맞물린 원재료 가격 인상에 따른 식품·외식 물가 상승으로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나서 식품사들을 대상으로 물가 안정 기조에 협조를 요청했지만, 상승 흐름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단체는 식품업계가 원재료 가격 상승 등에 따른 원가 부담을 이유로 매년 연말연시마다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1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가공식품 물가지수는 122.03(2020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월(3.2%)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가공 식품 중 오징어채(22.9%)가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이어 맛김(22.1%), 김치(17.5%), 시리얼(14.7%), 유산균(13.0%), 초콜릿(11.2%) 순이다.
조미료와 유지류인 참기름(8.9%), 간장(8.8%), 식용유(7.8%) 등은 7~8%대 상승률을 기록했고, 비스킷(7.0%), 케이크(3.3%), 빵(3.2%) 등도 3~7% 가량 올랐다.
식품업계는 올들어 제품 가격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오는 17일부터 초코 빼빼로를 200원 올리는 등 26종 가격을 평균 9.5% 인상한다.
이달부터 편의점 판매가 기준 오뚜기의 컵밥 7종 가격은 12.5%, 옛날 사골곰탕 가격은 20% 각각 올랐다.
동아오츠카는 지난달 1일 포카리스웨트, 데미소다 등 주요 제품 가격을 100원 올렸고, 대상은 지난달 16일부터 마요네즈와 후추, 드레싱 등 소스류 가격을 평균 19.1% 인상했다. SPC 파리바게뜨는 지난 10일부터 빵 96종과 케이크 25종 가격을 평균 5.9% 인상했다.

원두 가격 상승으로 인해 커피 전문점의 메뉴 가격 인상도 이어지고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달 24일부터 톨 사이즈 음료 22종의 가격을 200~300원 인상했다. 할리스도 같은 날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200~300원 올렸다. 폴바셋은 지난달 23일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200~400원 인상했다.
저가커피 업체인 컴포즈커피도 지난 13일부터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디카페인 아이스 아메리카노 가격을 각각 300원씩 인상했다.
식품업계는 원재료 가격 상승과 물류비 부담 증가 등으로 인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식품업체들이 수입 원재료 가격 상승 등에 따른 원가 부담을 이유로 거의 매년 연말연시마다 제품가격을 인상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을 촉구했다.
협의회는 "우리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기의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혼란한 정국 상황을 틈타 이뤄지는 현재의 가격 인상이 기업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라면 엄중한 질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뜩이나 농수산물 물가 급등으로 서민들이 장보기를 두려워하는 시점에서 식품기업들마저 제품 가격을 올려 소비자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며 "현재의 불안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도 합리적 대책을 시급히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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