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비 증액 '부채 면책조항' 발동 깜짝 발표
EU 수장 "우크라 실패하면 美도 쇠약해질 것"방위비 증액 '부채 면책조항' 발동 깜짝 발표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4일(현지시간) 열린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실패한 우크라이나는 유럽뿐 아니라 미국도 쇠약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일방적으로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겨냥해 이같이 지적하면서 "(우크라이나의 실패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도전을 심화하고 우리 공동의 이익을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세계의 독재주의자들은 이웃을 침공하고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국경을 침범했을 때 처벌이 이뤄지는 지, 실질적 억지력이 있는 지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연설했다.
조기 종전에만 집중한 나머지 러시아가 요구하는 조건에 맞춰 종전 협정이 성사된다면 후과를 치른다는 것이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우크라이나는 힘을 통한 평화가 필요하다.
그는 또 연설 중 회원국들이 방위비를 증액할 수 있도록 EU 재정준칙의 면책 조항 발동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예고없이 발표했다. 재정준칙 규정 위반 걱정 없이 방위비 지출을 늘릴 수 있게 하겠다는 의미다.
EU 재정준칙에 따르면 회원국들은 재정적자와 국가부채를 각각 국내총생산(GDP)의 3% 이하, 60%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이 기준을 위반하면 원칙적으로는 EU 제재가 가해질 수 있다.
그는 방위비 문제를 언급하면서 "이번 주 초반 미 고위 당국자들이 한 발언으로 유럽 내 많은 안보 전문가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심지어는 걱정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내가 공감하는 부분은 유럽이 솔직하게 말할 뿐만 아니라 그에 맞춰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안보에 관해서는 유럽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지난 12∼13일 벨기에 브뤼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방문해 유럽의 방위비 증액을 압박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헤그세스 장관은 유럽에 '안보 분업화'를 요구하며 "영구적인 (평화의) 보증인일 것이란 기대를 가져선 안 된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함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절차를 '가속'하기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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