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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 예산 감축 앞두고 자체 목록 작성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15 01:23

수정 2025.02.15 01:23

[파이낸셜뉴스]
미국 국방부가 일론 머스크가 지휘하는 정부효율부(DOGE)의 국방 예산 감축을 앞두고 자체적으로 불필요한 무기 프로그램 목록 작성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 국방비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다짐했다. AP 뉴시스
미국 국방부가 일론 머스크가 지휘하는 정부효율부(DOGE)의 국방 예산 감축을 앞두고 자체적으로 불필요한 무기 프로그램 목록 작성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 국방비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다짐했다. AP 뉴시스

미국 국방부가 예산 감축에 앞서 자체적으로 군사비를 줄일 수 있는 방안 마련에 나섰다.

각 군은 우선 오랫동안 구매를 취소하려 했지만 지역구 방산업체에 이해가 걸린 의원들의 반대 속에 계속 유지하고 있는 무기체계 목록 작성을 준비하는 등 군사비 지출 감축에 대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방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정부 비용지출 감축 칼날을 휘두르고 있는 일론 머스크의 정부효율부(DOGE) 직원들이 이르면 14일(현지시간) 국방부를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정부효율부는 이미 국방부에 담당 직원 명단을 보냈지만 국방부가 이를 공개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이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취임한 뒤 정부효율부 직원들은 몇몇 연방부처에 이미 자리를 잡았다.

과도한 비용 지출을 줄이기 위해 정부 시스템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에는 연방 공무원 감원과 관련해 정부효율부에 더 큰 권한을 부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도 했다.

다만 벌써부터 두드러진 비용 감축 성과가 나오고 있는 것은 아니다.

국방부도 그렇다.

국방부는 군인과 민간인 300만명을 고용한 대규모 고용주이자 연간 예산이 8000억달러(약 1151조원)에 이른다. 미 연방정부 전체 예산 6조7500억달러의 최소 12% 수준이다.

그러나 국방 예산 감축은 각 지역별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린 사안이다.

국방비는 미 전역에 퍼져 있는 군 기지 유지비는 물론이고, 전함, 전투용 차량, 무기체계 등에 투입된다. 지역 경제의 근간이다.

또 생산망이 미 48개주에 걸쳐있는 F-35 스텔스 전투기처럼 규모가 큰 무기 사업은 여러 주가 함께 관여하고 있다.

정부효율부가 출범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거의 쑥밭으로 만들어버린 국제개발처(USAID)는 직원 수가 1만명 정도에 연간 예산은 400억달러로 국방부와는 비교조차 안 된다.

각 군은 핵심 무기 체계는 유지하기 위해 희생양을 정부효율부에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육군이 포기하기로 한 무기들은 낡은 드론과 차량들로 공급 과잉을 빚은 무기들이다. 수십억달러를 감축할 수 있다.

해군은 호위함과 연안전투함(LCS)을 희생할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가 ‘멍청이들’이 만든 ‘실패작’이라고 혹평한 F-35 전투기를 운용 중인 공군은 그러나 예산 감축과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다.

F-35는 취역 수십년에 걸쳐 운용비용이 총 2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전투기다.

미 국방부는 낡은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여기서 나오는 돈으로 새 프로그램을 시작하려 시도했지만 그동안 지역구 이해가 걸린 의원들의 반대로 낡은 프로그램들도 계속 안고 가야 했다.
그 결과 국방 예산은 시간이 갈수록 몸집이 커졌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지속된 관행이다.


한편 트럼프는 13일 자신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군비 감축 담판을 지을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언젠가는 미 국방비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