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홍콩 재벌 3세의 성형 수술을 하다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의사와 상담실장이 나란히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강경묵 판사는 17일 업무상 과실 치사 등 혐의를 받는 의사 A 씨, 사문서 위조 등 혐의를 받는 같은 병원 상담실장 B 씨에게 각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B 씨의 진료 상담·예약, 수술 상담·수납 등을 문제 삼으며 의료 해외 진출 및 외국인 환자 유치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A 씨의 업무상 과실 치사, 의료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마취 수술 과정 중 관찰 의무를 다하지 않는 등 업무상 과실이 있다고 판단된다"면서도 "업무상 과실과 피해자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는 없다"고 봤다.
B 씨가 수술 동의서를 위조했다는 혐의(사문서위조 등)에 대해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홍콩 의류 재벌 창업주의 손녀 보니 에비타 로는 지난 2020년 1월 28일 서울 강남의 한 병원에서 지방흡입 수술을 받던 중 사망했다.
검찰은 A 씨의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렀다고 판단, 업무상 과실 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A 씨는 수술 과정에서 피해자 호흡 등의 활력 징후를 제대로 감시하지 않는 등 주의 의무를 어기고 응급조치 역시 미흡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타 병원으로 이송될 경우 환자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의료기록도 제대로 작성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는 수술받던 도중 위급 상황이 발생해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지만 1시간 만에 심정지로 숨졌다.
이와 함께 A·B 씨는 관할청에 등록되지 않은 불법 브로커를 통해 외국인 환자를 유치한 의료 해외 진출법 위반 혐의도 받았다.
또 B 씨는 피해자의 수술 확인 동의서를 피해자가 서명한 것처럼 위조한 것으로 조사돼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도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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