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장기기증하고 세상 떠난 아버지, 마지막까지 인류애 실천"

연합뉴스

입력 2025.02.17 15:04

수정 2025.02.17 15:04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도너 패밀리' 장학금 수여식
"장기기증하고 세상 떠난 아버지, 마지막까지 인류애 실천"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도너 패밀리' 장학금 수여식

제6회 D.F(도너 패밀리) 장학회 장학금 수여식 (출처=연합뉴스)
제6회 D.F(도너 패밀리) 장학회 장학금 수여식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마지막 순간까지 인류애를 실천한 아버지를 통해 경험한 장기기증의 가치를 널리 알려 생명나눔 문화 조성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6회 D.F(도너 패밀리) 장학회' 장학생으로 선정된 신강민(24)씨는 17일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장학금 수여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본부는 이날 신씨를 비롯한 17명의 뇌사 장기기증인 유자녀에게 장학증서와 장학금을 전달했다.

고려대 지리교육과에 재학 중인 신씨는 2022년 4월 장기기증으로 많은 이들에게 새 생명을 선물한 고(故) 신준욱 목사의 장남이다.

두통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상태가 악화해 뇌사에 빠진 신 목사는 심장과 폐, 간, 췌장, 신장, 각막 등을 기증한 뒤 세상을 떠났다.



신씨는 "생전에 맡은 사역에 최선을 다하셨던 아버지를 보며 삶에 대한 책임감을 배울 수 있었다"고 추억했다.

또 다른 장학생 김수진(26) 씨는 2006년 장기기증을 하고 떠난 아버지 김종운씨를 떠올리며 "아버지의 결정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생명이 전해졌다는 사실을 늘 마음에 간직하고 잊지 않겠다. 아버지께서 보여주신 용기와 사랑이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본부에 따르면 2017∼2023년 뇌사 장기기증인 3천222명의 평균 연령은 48.6세로, 이들 중 40∼50대가 48%(1천534명)에 달했다.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어린 자녀를 둔 가장들이 뇌사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경우가 많다고 본부는 설명했다.

이에 본부는 2020년부터 장학회를 통해 기증인 유자녀들이 꿈과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김동엽 본부 상임이사는 "생명나눔의 자긍심을 간직한 유자녀들이 훌륭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뇌사 장기기증인의 숭고한 사랑을 기리는 다양한 지원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bo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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