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이자수익 자산관리 강화 차원
대체 투자수단 미술품 각광받아
신탁서비스로 거래 투명화 내세워
은행권 아트사업 역량 잇단 확대
대체 투자수단 미술품 각광받아
신탁서비스로 거래 투명화 내세워
은행권 아트사업 역량 잇단 확대

은행이 이자장사로 돈을 버는 구조에 대한 금융당국과 여론의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은행업계에 '아트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비이자수익의 대표격인 수수료 수익 강화를 위해서는 자산관리부문의 실적 성장이 필수다.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아트에 대한 관심도가 커지고 있는 만큼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다.
은행들은 자산가 고객을 위해 영업점을 미술작품을 사고파는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한편 수장고를 개방하고 기획전시를 여는 등 '아트' 역량 강화에 나섰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군인공제회관 21층에 자리한 우리은행 '투체어스W도곡'에는 신진작가의 신선한 작품부터 국내외 유명 작가의 다양한 작품이 전시돼 있다.

투체어스W는 우리은행의 자산관리 브랜드다. 투체어스W도곡에는 강남권 일대 자산가 고객들의 방문이 줄을 잇는다. 자산관리 상담을 위해 이곳을 찾은 고객이 전시된 작품의 구매를 원하거나 자신이 소장한 작품의 전시를 요청하면 우리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이 무보수로 이를 진행한다.
우리은행 투체어스W도곡 관계자는 "아트페어 관련 사업을 하는 고객이 보유한 외국 유수의 작품과 국내의 역량있는 신진작가들의 작품 홍보를 지원하기 위해 전시를 하고 있다"며 "영업점 방문객들은 미술품 투자를 위해 옥션 등 따로 시간을 내지 않고 좋은 작품을 은행에서 관람하는 것은 물론 원한다면 구입도 가능해 신선하다는 반응"이라고 전했다.
우리은행은 투체어스W청담에서도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 밖에 △인문 △예술 △스포츠 등 다양한 주제의 세미나를 열어 자산가의 수요에 발맞춰 나가고 있다.
하나은행은 서울 중구 '하트원'과 강남수에 자리한 '클럽원'을 거점으로 아트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트원은 하나은행이 신진작가 양성을 위해 마련한 공간이다. 이미 인지도를 얻은 중견작가의 작품 전시가 이어지고 있다. '뉴시니어' 공략에 진심인 하나은행은 두 곳을 중심으로 미술품 신탁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오랜 시간 수집해온 3000여점의 소장품을 통해 미술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표현하고 있다"면서 "지난 2022년 기점 금융권 최초의 개방형 수장고 하트원을 개관한 하나은행의 경우 최근 미술시장의 흐름을 반영한 동시대 미술품을 꾸준히 수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복합문화공간인 하트원은 '개방형 수장고'를 콘셉트로 운영된다. 하나은행이 소장한 작품을 중심으로 주기적인 기획전시를 열고, 신진 작가들을 선정해 전시용 공간도 내어주고 있다.
클럽원에서 진행되는 전시의 중점은 미술품 신탁서비스에 있다. 앞서 하나은행은 미술시장의 투명화를 내세우며 미술품 신탁사업을 시작했다. 미술품 거래 시장이 일반적인 상품 거래와 달리 '정가제'가 아닌 만큼 분쟁의 소지가 크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미술품 신탁 서비스를 활용해 미술품을 거래할 경우 은행의 에스크로 계좌 기능으로 투명한 거래 환경을 이용할 수 있다"면서 "그만큼 안전하게 매매대금을 집행할 수 있어 인기"라고 소개했다.

신한은행은 다음달 21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한갤러리에서 장애예술작가의 작품들로 구성된 '투명한 몸짓들' 기획전시를 진행한다. 이번 전시 참여 작가는 △설치 예술로 자신의 신체를 연결·확장해 또 다른 울림을 만드는 김은정 △드로잉과 조형으로 부재의 경험을 통해 쌓은 무수한 가능의 몸짓을 표현한 라움콘 △동양화로 무의식중 신체의 움직임을 만들고, 교감하는 몸짓을 표현한 윤하균 △회화로 감각과 정서를 자신의 방식으로 표현한 허겸 등이다.
신한은행은 국내 미술 저변을 확대하고 대중들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늘리기 위해 지난 2018년부터 서울문화재단과 함께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재단 소속 작가는 물론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 입주작가 등 젊은 작가에게 전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신한갤러리 관계자는 "다양한 감각에 기반한 작가의 몸짓들로 만들어낸 작업들이 전시장에서 어떤 의미와 관계를 만드는지 주목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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