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한파로 긴급출동 증가
손해보험사들이 상생금융 차원에서 올해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결정했으나 연초 손해율 급등이 우려된다. 지난해에도 손해율이 상승하면서 일부 대형 손해보험사 이외에는 자동차보험에서 적자를 냈었다. 올해는 적자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위기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5개 손보사의 지난달 긴급출동 건수는 167만4856건으로 전년 대비 15% 늘었다. 이달 들어서도 9일까지 긴급출동 건수는 58만809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9% 폭증했다.
설 연휴가 길어지면서 이동량이 늘어 사고가 잦았다. 여기에 갑작스러운 한파로 차량 배터리 방전이 늘어나면서 배터리 충전을 위한 긴급출동도 증가했다. 폭설과 결빙 등도 잇따르면서 타이어 교체와 수리 수요도 긴급출동의 원인이 됐다.
통상 긴급출동이 늘어나면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으로 연결된다. 올해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발표한 보험업계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손해보험사들은 당국의 상생 압박에 지난 2022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으로 자동차보험료를 내렸다. 2022년 4월 1.2~1.4%, 2023년 2월 2.0~2.5%, 2024년 2월 2.1~3% 인하했다. 올해도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각각 1%), DB손해보험(0.8%) 등이 자동차보험료를 낮췄다. 다른 손보사들도 0.5~1% 인하가 예상된다. 손해율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자동차보험료가 내리면 보험사 입장에서는 적자가 불가피하다.
보험업계는 사업운영비를 고려해 자동차보험의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을 80% 수준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모든 손보사가 손해율 80%를 넘겼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상위 4개 손해보험사의 경우 손해율이 83.3%로 전년 대비 3.5%p 상승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손해율이 크게 오르면 소형사는 자동차보험에서 적자를 냈다.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대형사마저도 수익을 내지 못하거나 적자였다"며 "올해는 자동차 정비수가가 2.7% 인상되면서 손해율 상승 압박이 커진 상황이다. 적자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고 짚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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