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럽

유럽 정상들, 파리서 '긴급 회의'…우크라 종전 패싱·유럽 안보 논의

뉴스1

입력 2025.02.18 01:41

수정 2025.02.18 01:4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유럽 정상들이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 모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유럽이 제외되는 등 미국과 유럽과의 관계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향후 유럽 안보를 논의하기 위한 이유에서다.

AFP 통신에 따르면, 유럽 정상들은 이날 파리에서 열린 긴급 회의에 참석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주최한 이번 비공개 회의에는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 등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한 후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에 돌입하면서 촉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을 제외하고 푸틴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또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뮌헨안보회의에서 유럽의 이민정책과 표현의 자유 등을 비판하고, 독일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한'(AfD) 대표와 회동하는 등 유럽을 향해 비판의 날을 세우면서 전통적인 동맹인 미국과 유럽의 신뢰 관계가 흔들리는 모습은 유럽 내 안보 우려를 키우는 촉매가 됐다.

투스크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재 유럽의 방위력이 러시아에 견줄 수준이 아니라며 유럽 방위력을 즉각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가 자체 방위 역량과 관련해 실질적인 조치를 즉각 취하지 않는다면 우크라이나를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는 전날 이번 회담에 대해 "우리 대륙의 집단 안보를 위한 일생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전날 미국이 러시아와 종전 협상에 나선 것에 대해 "미국의 정책 변화는 유럽의 안보를 위해 우리가 진정으로 깨어나야 하고 나아가 도약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유럽이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서 제외되는 모습이 보이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파병 문제에 대한 논의도 재점화되고 있다.

스타머 총리는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보장하는 역할은 우리 대륙(유럽)과 이 나라의 안보를 보장하는 것과 같다"며 "(우크라이나 종전 후) 군대를 파견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해 파병에 나설 뜻을 시사했다.


유럽이 긴급 회의까지 개최하면서 대응에 나서자 미국은 유럽의 우려를 진화하기 위해 나섰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CBS의 '미트 더 프레스' 인터뷰에서 "'진짜 협상'이 시작되면 우크라이나는 침략당했기 때문에 (종전 협상에) 참여해야 할 것이고, 유럽인들은 푸틴과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고 있기 때문에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대통령실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회의 전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가졌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