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럽

버려진 아파트에서 발견… '47억'에 낙찰된 조각상의 정체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18 05:36

수정 2025.02.18 09:26

클로델, 연인 로댕과 헤어진 뒤 만든 '성숙의 시대'… 예상가 2배
카미유 클로델의 '성숙의 시대' /사진=연합뉴스
카미유 클로델의 '성숙의 시대'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버려진 아파트에서 발견된 청동 조각 작품이 경매시장에서 47억원에 낙찰됐다. 프랑스 조각가 카미유 클로델의 작품이었다.

르몽드 등 프랑스 현지 언론은 지난 16일(현지시간) 파리 남쪽 오를레앙 경매장에서 진행된 경매에선 클로델의 '성숙의 시대'가 예상가인 23억~30억원을 크게 웃도는 310만 유로(약 47억원)에 낙찰됐다고 보도했. 경매사 마티유 세몽은 이 작품이 지난해 9월 에펠탑 인근 15년 간 사람이 살지 않은 버려진 아파트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누가 소유했는지는 알리지 않았다.

여러 개의 사본이 있는 '성숙의 시대'는 클로델이 연인이던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과 이별한 뒤 만든 작품이다.

작품은 노파에게 이끌려가는 늙은 남자와 그에게 무릎 꿇고 애원하는 젊은 여인의 모습을 담고 있다.

로댕과 실패한 자신의 사랑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 작품은 현재 파리 오르세 미술관과 파리 외곽의 카미유 클로델 미술관에도 동일 작품이 전시돼 있다.

클로델은 19세기 말 프랑스를 대표하는 여성 조각가로 평가받지만, 그의 작품은 많이 남아있지 않다. 1913년 그의 오빠가 정신병원에 가두기 전 많은 작품을 파괴했다.
30년간 정신병원에 갇혀 있다 1943년 생을 마감하면서 클로델의 비극적 생애가 알려지며 예술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클로델의 대표작 '왈츠'는 2013년 경매에서 800만 달러(약 115억원)에 팔리기도 했다.
미술계는 이번 '성숙의 시대' 발견이 20세기 초 여성 예술가의 재조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한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