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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5도 테슬라처럼 진화하는데…"국산 전투기, SW 중심으로 개량해야"

뉴스1

입력 2025.02.18 06:02

수정 2025.02.18 06:02

한미 F-35 전투기 편대가 연합 공격편대군 훈련을 하는 모습. (합동참모본부 제공) 2024.10.31/뉴스1
한미 F-35 전투기 편대가 연합 공격편대군 훈련을 하는 모습. (합동참모본부 제공) 2024.10.31/뉴스1


KF-21 시제기의 비행 모습. (방위사업청 제공) 2024.11.29/뉴스1
KF-21 시제기의 비행 모습. (방위사업청 제공) 2024.11.29/뉴스1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KF-21 '보라매'를 포함한 우리나라 전투기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를 통한 성능 개량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18일 한국국방연구원(KIDA)에 따르면 이주형·박수현 책임연구위원, 박상현 연구위원, 이동연 선임연구원은 최근 'F-35 성능 개량을 통해 보는 차세대 전투기 발전에 대한 시사점'이란 제목의 '국방논단' 기고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5세대 전투기인 F-35는 시제기가 나온 지 20년여 년이 지났고, 현재 미국을 포함해 18개국에서 1000대 이상이 판매된 '베스트셀러' 전투이기만, 여전히 '개발 중'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F-35가 단계식 업그레이드를 통해 완성되는 방식으로 기획됐기 때문이다.

F-35 성능 개량은 신규로 출현하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성능을 모듈 단위 소프트웨어로 개발해 업데이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미군 측은 F-35가 눈으로 보기엔 스텔스 형상의 전투기이지만, 실체는 '날아다니는 컴퓨터'로 개발되는 프로그램을 계속 다운로드하며 성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우리 군은 지난 2019~2022년 F-35A 40대를 도입한 데 이어 지난 2023년 12월 F-35A 20대를 추가 구매하는 2차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우리 군의 F-35도 '블록 4' 등 최신식으로 계속해서 업그레이드 될 예정이다.

이는 세계적인 전기 자동차 기업인 테슬라의 사업 모델과 유사하다. 기존 자동차 기업들은 인원 및 물자의 이동이라는 가치에 충실한 성능을 제공하는 하드웨어에 집중했다면, 테슬라는 차량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오토파일럿' 등 각종 편의사항을 제공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하드웨어 중심인 자동차 산업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재편한 것이다.

연구진은 "F-35의 성능 개량은 4세대 전투기처럼 전력화 이후 오랜 기간이 흐른 뒤 대규모의 성능 개량을 수행하는 게 아니라 6개월 단위로 소규모의 성능 개량을 지속하기 때문에 급변하는 각종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즉응성이 높아진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F-35에 장착된 각종 센서를 통해 수집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융합할 수 있다"라며 "이를 바탕으로 사이버전, 전자전, 우주전 등 다차원적인 전장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고, 이런 강점이 수많은 국가들이 F-35를 도입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국이 개발 중인 4.5세대 전투기 KF-21은 미래 EA 버전(전자전기), EX(내부무장창 및 내장형 표적획득장비로의 개조를 통한 스텔스 형상 및 유무인 복합체계), SA(수출형) 등으로 진화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접근은 여전히 하드웨어 중심의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어, 소프트웨어의 비중이 커져가는 미래 전투기 발전 추세를 볼 때 염려되는 부분"이라며 "앞으로 국산 전투기가 적용될 소프트웨어 발전에 중점을 두는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라고 진단했다.


소프트웨어 발전 중심의 전투기 개발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유무인 복합체계 구축을 특징으로 한 6세대 전투기 개발과도 관련이 있다. F-35가 소프트웨어를 통해 사실상 6세대와 비슷한 수준의 AI와 데이터 처리능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면, 굳이 6세대 신규 도입을 고수할 필요성이 줄어든다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


연구진은 "KF-21의 5세대 및 6세대 전투기로의 진화를 목표에 두고 있다면, 그 진화에 F-35의 성능 개량 방식을 적용하는 게 미래 전투기 추세에도 부합하는 길"이라며 "하드웨어인 항공기 기체는 동일하게 유지하되 소프트웨어를 통한 성능 개량을 지속하는 게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후속 군수지원의 효율성을 유지하는 방법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