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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지자체 클라우드 전환 사업 '신승'…업계 뒷말 이유는

연합뉴스

입력 2025.02.18 08:00

수정 2025.02.18 08:00

삼성SDS, 0.3점 차로 중견기업 주관 컨소시엄 누르고 ISMP 사업자 선정 오케스트로 측 "대기업인 점, 정부 결정에 반영된 듯"…조달청 "원칙에 따라 공정 심사"
삼성SDS, 지자체 클라우드 전환 사업 '신승'…업계 뒷말 이유는
삼성SDS, 0.3점 차로 중견기업 주관 컨소시엄 누르고 ISMP 사업자 선정
오케스트로 측 "대기업인 점, 정부 결정에 반영된 듯"…조달청 "원칙에 따라 공정 심사"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삼성SDS가 지방 행정 시스템을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하는 '정보 시스템 마스터 플랜'(ISMP) 수립 사업자로 선정됐다. 중견기업 오케스트로가 주축이 된 컨소시엄을 근소한 점수 차로 이겼다.

소프트웨어·클라우드 업계 일각에서는 대기업의 '신승'으로 중견·중소기업의 성공 사례(레퍼런스)가 될 수 있는 공공 분야 사업 기회가 사라진 것에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대기업의 공공 부문 소프트웨어 사업 참여 제한을 풀어주려는 최근 정부 흐름에 쓴소리를 했다.

1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시도·시군구별로 제각각 운영 중이던 245개 노후 행정 정보 시스템을 17개 광역시도 단위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통합 구축하는 '차세대 지방행정공통시스템' 사업의 마스터 플랜 수립자로 삼성SDS 컨소시엄이 최근 선정됐다.

이 시스템은 지역 주민의 모든 민원 신청, 증명서 발급, 인허가 신고 등이 통합되는 곳으로, 전국 지방 공무원 37만명이 반드시 써야 하는 지방행정 포털로 운영될 예정이다.



솔리데오시스템즈, 쌍용정보통신, 브이티더블유가 참여한 삼성SDS 컨소시엄은 85.617점을 받으면서 중견기업 오케스트로 주축으로 LG CNS, KT[030200]가 참여한 컨소시엄에 0.387점 차이로 신승을 거뒀다.

심사를 진행한 조달청 관계자는 "원칙에 따라 공정한 심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는 최근 AI 기술 경쟁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스타트업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는 국내 AI·클라우드 생태계의 발전을 강조하는 정부가 막상 공공사업에서 중소·중견 기업들을 키우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한 소프트웨어 업계 관계자는 "일본과 프랑스를 AI 강국의 반열에 올린 것은 스타트업인 사카나AI와 미스트랄이었다. 스타트업, 중견기업이 공공사업을 플레이그라운드로 활용할 수 있어야 생태계가 풍성해질 것"이라며 공공 부문에서 대기업과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하는 시스템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오케스트로 관계자도 "3년 전부터 전국 규모로 지방자치단체의 차세대 클라우드 표준 사업을 설계, 구축하고 운영한 업체로서 해당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인데 의외의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이라고 사업의 안정적인 추진이 보장되는 것은 아닌데도 정부 결정에 반영된 것 같다"며 이번 사업과 같은 발주처인 한국지역정보개발원이 2019년 추진한 차세대 지방세정보시스템 구축 사업에서 삼성SDS가 1단계 주사업자로 선정된 뒤 추가 발주 사업 참여를 돌연 포기했던 사례를 언급했다.

윤대균 아주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는 삼성SDS와 오케스트로 컨소시엄의 수주 경쟁 결과에 대해 "단편적인 사례에 관해 판단을 내리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도 "확실한 것은 대기업이라고 수행한 공공 프로젝트 품질 면에서 우월하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대기업 또는 중소기업이 수주한 소프트웨어 프로젝트가 장기간에 걸쳐 이용자에게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공정하고 구체적인 잣대로 평가하는 시스템이 부재한데, 대기업이든 실력 있는 중견·중소기업이든 프로젝트 뒤 성과 평가한 결과를 축적, 사업 선정 과정의 잡음을 줄이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번에 삼성SDS 컨소시엄이 수주한 ISMP 수립 사업은 8억원 규모이며, 본사업은 내년부터 총구축비 3천630억원 규모로 진행될 예정이다.

클라우드 (PG) (출처=연합뉴스)
클라우드 (PG) (출처=연합뉴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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