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벨기에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반도체 연구기관 imec의 루크 반 덴 호브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18일 "한국에도 imec의 연구소를 세우는 방안에 대해 열려 있다"고 밝혔다.
반 덴 호브 CEO는 이날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다른 지역과 달리 협력사 수는 적지만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LG전자(066570) 등 메이저 파트너들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는 5~10년 후 상용화될 트랜지스터, 메모리 테크놀로지 등을 함께 연구·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984년 설립된 imec은 전 세계 각국에 연구소와 6000명 이상의 직원을 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종합연구소로, 글로벌 기업 및 대학과 함께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고, 차량용 반도체와 관련해서도 전장 사업을 하는 LG전자와 협업 관계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22년 부회장 당시 유럽 출장 중 imec을 방문해 반 덴 호브 CEO를 만나 최신 기술과 연구개발 방향 등을 논의한 바 있다.
반 덴 호브 CEO는 "삼성전자와는 20년 이상 협력하고 있고, 협업 정도는 더 확대되고 깊어지고 있다"며 "이재용 회장과 2022년 만난 후에도 자주 만나 미래 협력 방안을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머무는 동안 이재용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을 만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반 덴 호브 CEO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반도체 관세 부과,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등 갈등이 반도체 국제 협력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했다. 그는 "국경을 넘는 협력이 반도체 기술 발전에 굉장히 도움이 됐는데, 최근 지정학적 이슈들이 위험 요소로 대두되고 있다"며 "각 지역이 독자적으로 연구개발을 할 경우 혁신의 속도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이 반도체 산업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상황에서 한국의 전략을 묻는 말에 "강점을 더 강하게 해서 다른 지역에 인식시키고, 한국을 제외하고는 일할 수 없도록 하는 전략을 취하면 지금과 같은 협업 관계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최근 반도체 산업 연구직에 대해 주 52시간 적용 예외를 두고 벌어진 논란과 관련해 imec의 근로 시간 규정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반 덴 호브 CEO는 "imec 연구원들은 열정적이고 스스로 동기부여를 해 시간제한 없이 열심히 일한다"며 "주 40시간 가이드라인은 있지만 보통 그보다 많이 일하는 것 같다"고 했다.
한편 반 덴 호프 CEO는 19~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반도체 산업 전시회 '세미콘 코리아 2025'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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