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美 '이란 원유 제재·우크라 전쟁 종전'에…K정유·석화 반사이익 얻나

홍요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19 06:00

수정 2025.02.19 06:00

中, 값싼 이란 원유 수입 막혀 국내 정유·석화사 가격 경쟁력 반사이익 러-우 전쟁 종식 협상에, 재건 수요 기대도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 정유·화학 공장 전경. 연합뉴스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 정유·화학 공장 전경.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원유 수출 압박 수위를 높이고, 러시아-우크라이나는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에 들어갔다. 이에 실적 부진에 시달리던 국내 정유 및 석유화학 업계의 업황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원가 부담은 완화되는 동시에, 전쟁 종식 후에는 재건을 통한 수요 증가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 최대 수위의 압박을 실행한다는 정책에 서명했다. 특히 각서에는 대(對)중국 수출을 포함해 이란의 원유 수출을 제로(0)로 만드는 조치를 취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국내 정유업계의 경쟁국인 중국 업체들의 원가 구조가 악화되면서 국내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중국에서 수입하는 원유 중 러시아와 이란산이 35%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란은 국제시장에서 원유를 헐값에 팔고 있지만, 미국이 더 강하게 압박한다면 중국이 원유를 싸게 공급 받기 어려워진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실제로 중국 산둥성 티팟(소규모 정유업체)은 이란 원유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가동률이 5년 새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이미 트럼프의 정책 언급 효과로 국제 유가가 출렁이고 있다"며 "미국이 러시아 제재에 나서고, 중국이 중동산 원유 구입을 늘릴 것이란 예측에 두바이유가 최근 크게 뛰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석유화학 업황도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발판 삼아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으로 러시아 제재가 일부 혹은 전부 완화된다면 중국의 원가 우위가 상실되고,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이 시작되면서 석화 제품 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3년간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기점으로 배럴당 10~20달러 저렴한 원유를 조달했고, 약 5% 저렴한 러시아 납사를 구매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 나프타 분해 설비(NCC)의 원가 경쟁력은 동북아시아 내에서도 중국과 대만에 비해서 열위였다"며 "값싼 원유를 쓰는 중국과 달리 국내 업체들은 원유 판매 고시가격에 기반해 원유를 조달해왔다"고 설명했다.


윤재성 연구원은 "한국은 과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5~10% 정도 저렴한 러시아 납사를 조달해 원가 경쟁력 회복을 도모해 볼 수 있다"며 "이는 극도로 낮았던 NCC 가동률 회복을 통한 고정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포인트"라고 밝혔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