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경영권 수성'에서 '매각 협상'으로…티웨이 변심, 왜?

뉴시스

입력 2025.02.18 15:36

수정 2025.02.18 15:36

[대구=뉴시스] 티웨이항공 항공기 (사진=티웨이항공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시스] 티웨이항공 항공기 (사진=티웨이항공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티웨이항공의 1대 주주인 예림당이 대명소노와 경영권 매각을 둘러싼 협상을 벌이고 있다. 경영권을 수성하겠다는 입장에서 '매각'으로 방향을 바꾼 이유가 주목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예림당과 대명소노는 티웨이항공 경영권을 두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대명소노의 계열사인 소노인터내셔널은 티웨이항공을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을 모두 취하하면서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림당의 이 같은 매각 협상은 시장이 예상하지 못한 선택지다.

이전까지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양측이 표 대결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대명소노는 지난해 7~8월 계열사 2곳을 통해 사모펀드 JKL파트너스로부터 2000억원을 들여 지분을 매입했다. 이후 경영권 인수 협상이 진행됐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예림당이 보유한 티웨이항공 주식은 2종류로, 티웨이홀딩스(티웨이항공 지분율 28.02%) 지분 46.26%를 들고 있다. 예림당은 티웨이항공 주식도 1.72% 보유했다.

이전까지는 양측이 어떤 주식을 얼마에 매입할지, 경영권 프리미엄을 얼마로 인정할지 등에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대명소노가 경영 개선 요구서(경영진 교체, 이사 9인 선임, 주주 명부 열람·복사)를 발송하면서 표 대결로 치닫을 분위기였다. 특히 대명소노 측은 가처분으로 압박 수위를 높였다.

티웨이항공은 이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법무법인 화우도 법적 대리인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예림당은 이같은 방향을 틀어 지분 매각 협상 테이블에 앉았고, 대명소노는 가처분을 모두 취하했다.

업계는 이번 선택이 예림당의 본업 부진과 무관하지 않다고 해석한다. 유럽 노선을 대한항공으로부터 넘겨받은 티웨이항공은 하이브리드 저비용항공사(LCC)로 사업을 확장하려면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 스페인 바르셀로나, 독일 프랑크푸르트 노선을 안정적으로 운항하기 위해 항공기도 늘려야 한다. 티웨이항공은 2027년까지 총 50대 규모의 기단(대형기 20대·중소형기 30대)을 꾸리는 것이 목표다. 현재는 38대를 운용 중이다.

예림당의 본업인 아동출판물은 경영 성적표도 좋지 않다. 아동 인구 감소와 국내 경기 악화 등으로 예림당의 대표 작품인 'WHY' 시리즈 같은 대형 기획물 발행이 크게 위축된 상태다.

직전 3년 매출은 2021년 282억원, 2022년 264억원, 2023년 205억원으로 감소세다. 2023년에는 27억원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고, 올해 3분기까지 39억원 적자를 보였다.

예림당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9억원, 유동자산은 585억원이다. 예림당이 티웨이항공 인수를 위해 활용한 티웨이홀딩스를 포함해도 현금성 자산은 400억원 수준이다.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도 3.84로 소매업 평균치(1~2)보다 높다.

반면 대명소노는 그룹에서 동원할 수 있는 현금 규모가 5000억원대로 실탄이 넉넉하다. 소노인터내셔널의 2023년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83억원이고, 대명소노시즌은 152억원(지난해 3분기 말 기준)이다.


소액 주주들이 공개 매수를 요구하면서 '쩐의 전쟁'으로 확산될 경우 패배할 가능성을 우려했다는 말도 들린다. 경영권을 사수해도 승자의 저주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대명소노가 가처분을 취하한 만큼 예림당과 협상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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