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제단체

C커머스, 한국안방 공략수위 높여…'이커머스 쩐의전쟁' 심화

연합뉴스

입력 2025.02.18 15:45

수정 2025.02.18 15:45

알리 이어 테무도 직진출…미중 관세 전쟁에 한국시장서 경쟁 국내 이커머스 업체 "C커머스만큼 마케팅 비용 못 써…올해 격전" 소비자들 "불황에 저렴한 상품 찾지만, C커머스 유해성 제품판매 우려"
C커머스, 한국안방 공략수위 높여…'이커머스 쩐의전쟁' 심화
알리 이어 테무도 직진출…미중 관세 전쟁에 한국시장서 경쟁
국내 이커머스 업체 "C커머스만큼 마케팅 비용 못 써…올해 격전"
소비자들 "불황에 저렴한 상품 찾지만, C커머스 유해성 제품판매 우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불황 장기화와 미중 관세 전쟁 등으로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앞다퉈 한국 안방을 직접 침투하면서 소비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지난 2023년부터 한국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초저가 직구상품'으로 이용자 수를 급격히 늘린 데 이어 한국 상품을 한국 내에서 판매하는 오픈 마켓 사업으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한국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에선 국내 업체와 중국 등 해외 업체까지 가세하면서 '쩐의 전쟁'이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C커머스, 한국안방 공략수위 높여…'이커머스 쩐의전쟁' 심화 (출처=연합뉴스)
C커머스, 한국안방 공략수위 높여…'이커머스 쩐의전쟁' 심화 (출처=연합뉴스)

테무는 18일 한국에서 직구 사업에 더해 오픈마켓(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주는 온라인 장터)을 열기로 하고 한국인 판매자 모집에 나섰다고 밝혔다.

앞서 알리익스프레스가 2023년 10월 한국 상품 전문 오픈마켓인 케이베뉴(K-Venue)를 론칭한 데 이어 테무까지 같은 방식의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테무가 한국에 직진출을 결정한 것은 월간 활성 이용자 수를 800만명 이상 확보했고 먼저 진출한 알리익스프레스의 사례에 비춰 사업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들 C커머스는 대규모 자본을 앞에서 빠른 속도로 한국 시장을 잠식해오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 2018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뒤 3년여 동안 큰 활동을 하지 않다가 2023년부터 사업을 키우기 시작했다. 레이 장 지사장을 파견한 데 이어 오픈마켓 사업을 시작하면서 한국법인 임직원을 100여명까지 늘렸다.

알리익스프레스는 배우 마동석과 탕웨이를 모델로 발탁해 온오프라인에서 대대적으로 광고했고 '천억 페스타' 등 초저가 할인과 현금성 쿠폰을 뿌린 프로모션에 노이즈 마케팅까지 더해지면서 이용자를 대거 늘렸다.

알리보다 한발 늦은 테무는 지난 2023년 7월 한국 서비스를 시작하고서 작년 2월 한국 법인을 만들었지만, 지금껏 국내에 공식 사무실을 운영하지는 않았다.

테무도 국내에서 신규 회원을 늘리기 위해 현금성 쿠폰과 무료 선물을 살포했다. 회원 모집 과정에 룰렛 게임과 다단계 방식을 활용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수시로 광고가 뜨도록 공세를 퍼부어 국내 인지도를 급속히 늘렸다.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 한국인 이용자는 2022년 3월 218만명에서 지난달 912만4천여명으로 4.2배가 됐다. 테무 한국인 이용자 수는 2023년 8월 51만명에서 지난달 823만4천여명으로 16배로 늘었다.

지난해 한국인의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결제추정 금액은 각각 3조6천897억원, 6천2억원으로 집계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 2023년 하반기부터 1년도 안 돼 전 국민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를 알게 됐다"며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지만 한국산 제품을 한국에 유통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작년 9월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의 '제1회 셀러포럼' (출처=연합뉴스)
작년 9월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의 '제1회 셀러포럼' (출처=연합뉴스)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알리에 이어 테무까지 한국 오픈마켓 시장에 진출하면서 고객 이탈이나 매출 감소 등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한다.

불황 장기화 속에 100원이라도 싼 쇼핑 플랫폼을 이용하려는 이커머스 고객 특성상 알리와 테무가 한국산 제품에 할인 마케팅을 강화하면 고객을 빼앗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들 사이에선 알리와 테무가 직구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초기만 해도 "C커머스가 품질을 담보하지 않고는 한국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이 주류를 이뤘으나 최근 C커머스의 직진출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알리익스프레스가 오픈마켓에 진출하면서 점유율을 상당 부분 가져갔는데 테무까지 직진출을 결정해 걱정이 크다"며 "점유율 1위 쿠팡의 질주 속에 G마켓과 알리의 합작법인 설립, 네이버의 별도 쇼핑앱 출시까지 올해 이커머스 시장에서 격전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C커머스 업체들이 계획된 전략에 따라 한국 시장에 침투하는 것 같다. 국내 기업들은 저들만큼 마케팅 비용을 쓸 수 없다"며 "알리바바그룹의 업체 간 거래(B2B) 쇼핑 플랫폼인 '1688닷컴'까지 들어올까 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더구나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을 붙인 '관세전쟁'이 본격화하면서, C커머스 업체들이 미국 시장의 대안으로 한국시장 공세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강화로 미국의 800달러 이하 소액 소포 면세 혜택이 폐지될 가능성이 생기면서 C커머스 업체들이 불리한 상황에 부닥칠 것"이라며 "이런 움직임은 한국 이커머스 시장 경쟁을 더 심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소비는 둔화하고 미국은 구매가 과거 대비 활발하지 않게 되면 월간 활성 이용자(MAU)를 확보한 한국을 주요 공략 시장으로 삼을 공산이 크다"고도 했다.

와이즈앱·리테일의 지난달 기준 종합몰앱(네이버 제외) MAU는 쿠팡 3천302만6천여명, 알리익스프레스 912만4천여명, 테무 823만4천여명, 11번가 780만8천여명, G마켓 542만9천여명 순이다.

C커머스의 공세 강화로 소비자들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많다.

한국 소비자들은 이들 C커머스의 현금성 마케팅에 스케일이 다르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C커머스가 판매하는 중국산 등의 제품의 유해성과 품질 저하를 우려한다.

한국소비자원과 환경부, 서울시 등 지장자치단체에서 수시로 이들 업체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수거해 안전성을 조사할 때마다 1급 발암물질과 중금속 등 유해 물질이 검출되고 있다.


실제 알리에서 판매하는 아이섀도 팔레트에서는 납 성분이 기준치의 65배를 초과했고 테무에서 파는 로봇 장난감 충전용 케이블에서는 기준치를 44.2배 초과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됐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