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페미니스트' 자처 전 아르헨 대통령, 부인 상습 폭행 논란

뉴시스

입력 2025.02.18 16:40

수정 2025.02.18 16:40

검찰 부인 학대 혐의로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 기소
[부에노스아이레스=AP/뉴시스] 재임 중 가정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여성부를 창설했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부인 상습 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사진은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지난 4일 부에노스아이레스 소재 연방 법원에 출석하는 모습. 2025.02.18.
[부에노스아이레스=AP/뉴시스] 재임 중 가정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여성부를 창설했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부인 상습 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사진은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지난 4일 부에노스아이레스 소재 연방 법원에 출석하는 모습. 2025.02.18.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며 재임 중 가정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여성부를 창설했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부인 상습 폭행 혐의로 기소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중도좌파 성향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2019년 12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4년간 아르헨티나 국정을 이끌었다. 극우 성향의 하비에르 밀레이 현 대통령이 권력을 넘겨받았다.

검찰은 7개월간의 조사 끝에 고압적인 태도 등 부인 파비올라 아녜스 여사를 상습 폭행한 혐의로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을 기소했다.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최근 법정에서 "만약 누군가 모욕과 부당한 대우를 견뎌야 했다면 그것은 나였을 것"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재임 시 "최초의 페미니스트" 대통령이라고 어필하며 여성부를 창설했었다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2022년 세계 여성의 날 기념 연설에서 "아르헨티나 여성들이 성폭력으로 고통받는 것이 부끄럽다"며 "우리는 단지 성별 때문에 여성을 억압하는 자들이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런 그가 부인을 상습 폭행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아르헨티나 사회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 반대자들은 물론 페론주의 좌파 운동을 했던 세력들까지 끔찍하다고 비난했을 정도로 이 사건은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일으켰다.

사건은 검찰이 보험 사기로 이익을 챙긴 혐의로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과 측근들을 조사하던 중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 휴대폰에서 얼굴에 멍이 든 부인 얼굴 사진을 발견하면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올해 43세인 부인은 20페이지 분량의 진술서에서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으로부터 14년간 빈번한 신체적, 정서적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슬하에 아들을 두고 있는 이들은 결혼은 하지 않았다.

아녜스 여사는 자신이 "심리적 테러"를 당했다며 "그는 끊임없이 나를 통제하려고 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아녜스는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2021년 중간선거 패배를 자신에게 돌렸으며 임신한 사실을 알리자 낙태를 강요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아녜스는 2023년 임기 말 경제 문제로 지지율이 떨어지자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이전보다 더 신경질적인 성향을 보였고, 학대 횟수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비용 절감을 내세우며 여성부를 폐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의 친분을 과시한 밀레이 대통령은 페미니즘 운동을 격렬히 반대해 왔다.

☞공감언론 뉴시스 ksk@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