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현대차·기아 美 HEV '트럼프 스톰' 경보

최종근 기자,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18 18:13

수정 2025.02.18 18:13

美서 팔리는 하이브리드차 모델
작년 22만대 한국서 만들어 수출
4월 관세 현실화땐 타격 불가피
현대차그룹 "현지생산 확대 총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4월부터 수입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면서 하이브리드차(HEV)가 자동차 중에서도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대표 자동차기업인 현대자동차·기아가 미국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하이브리드차 10대 가운데 8대 이상을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차·기아는 관세 부과 움직임에 대응해 전기차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차도 미국 현지 생산을 대폭 늘릴 방침이다.

■투싼·스포티지 HEV 100% 한국산

18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차·기아가 미국 시장에서 팔고 있는 하이브리드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포함)의 최소 85% 이상은 한국산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기아가 미국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모델은 싼타페 1종이 유일하다.



현재 현대차·기아가 미국에서 판매 중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아반떼, 쏘나타, 투싼, 싼타페, 니로, 스포티지, 쏘렌토, 카니발 등 8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싼타페를 제외한 7종은 100% 한국 공장에서 생산한 물량을 미국으로 수출해 현지에서 판매 중이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미국 시장 하이브리드차 소매 판매 규모는 22만2486대였고, 싼타페를 제외한 나머지 하이브리드 차종의 판매량은 19만56대였다. 작년 기준 미국에서 6만6885대가 팔린 투싼 하이브리드와 4만2284대의 판매고를 기록한 스포티지 등은 모두 한국에서 수출돼 판매된 차량이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한국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한 하이브리드차 물량은 선적 기준 총 22만3607대로 집계됐다. 수출은 도매 판매여서 같은 기간 소매 판매(22만2486대)와 직접적 비교는 어렵지만, 사실상 미국 현지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현대차·기아 하이브리드차는 한국산이란 계산이 나온다.

■美서 하이브리드차 생산 총력

이런 상황 속에서 한국산 자동차에 미국의 관세 부과가 시작될 경우 현대차·기아는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축소 또는 폐기 움직임으로 전기차 수요 위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진 데다 원가 부담이 높은 전기차와 달리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차 대비 수익성이 높아 현대차·기아의 핵심 차종으로 꼽힌다. 관세 여파로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이 줄어들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 타격이 더 클 것이란 우려도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내연기관차를 주로 만드는 앨라배마공장, 조지아공장에 혼류방식으로 전기차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차 생산을 늘리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이 현재 기준 미국에서 늘릴 수 있는 최대 생산 규모는 118만대다.

특히 기아는 미국 전략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텔루라이드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올 하반기부터 조지아공장에서 생산할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또 당초 전기차 전용공장으로 지어진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에서 아이오닉5, 아이오닉9 등의 전기차 외에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하이브리드차에 배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cjk@fnnews.com 최종근 권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