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럽

'패싱'당한 젤렌스키, 튀르키예 방문…에르도안 "우리가 회담 주최할게"

뉴스1

입력 2025.02.19 01:07

수정 2025.02.19 01:07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미국과 러시아의 종전 회담이 끝난 후 어떤 회담도 공정해야 하며 자국과 튀르키예 등 유럽 국가가 협의 상대로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래 예정됐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도 연기했다.

로이터 및 AFP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는 이날 튀르키예를 방문해 미국과 러시아의 협상 시작 몇 시간 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회담했다. 튀르키예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2022년 3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참여하는 평화 협상을 중재하는 등 중재자 역할을 자처해 왔다.

이번 미국과 러시아의 협상에서 배제되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둘 다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튀르키예에 일종의 'SOS'를 보낸 셈이다.

튀르키예는 그간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와 함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여러 포로 교환 거래를 중개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해, 이를 통해 수백 명의 포로가 전쟁 와중에도 지속해서 귀국할 수 있었다.

에르도안 대통령과 약 3시간 동안 회담을 가진 후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과 러시아가 당사자인 우크라이나 및 유럽을 '패싱'한 것을 의식해 전쟁을 끝내기 위한 모든 회담이 공정할 것과 유럽이 참여해야 하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넓은 의미의 유럽이 우리 지역의 운명과 관련해 미국의 필요한 안보 보장과 대화에 참여해야 한다"면서 "넓은 의미의 유럽에는 유럽연합(EU), 튀르키예, 영국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자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회담의 '이상적인 주최자'가 될 것이라며 회담을 제안했다. 그는 "튀르키예는 가까운 미래에 러시아, 우크라이나, 미국 간의 회담을 위한 이상적인 호스트(주최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원래 19일에 사우디를 공식 방문하기로 했지만 이를 오는 3월 10일로 연기했다. 대신 그는 키이우에서 미국 대표단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종전 논의도 우크라이나의 등 뒤에서 열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