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내 승용차 시장에 진출한 중국 업체 비야디(BYD)가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제기된 '딥시크'와 손을 잡겠다고 밝히면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딥시크와 협업으로 자율주행 기능을 향상한다는 전략이지만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BYD는 우선 중국 내 판매 차량에 딥시크를 탑재하고 수출 차량에 대해선 현지 상황을 고려해 장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자율주행 기능이 향후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BYD가 수출 차량에도 딥시크를 적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19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왕촨푸 BYD 회장은 지난 10일 중국 선전 본사에서 가진 스마트 전략 발표회에서 앞으로 출시하는 모든 차량에 딥시크와 협업해 개발하는 자율주행 시스템 '신의 눈'(God's Eye)'을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딥시크는 최근 일부 성능 평가 테스트에서 생성형 AI 열풍을 몰고온 오픈AI의 'o1'을 뛰어넘는 성능을 보이면서 주목을 받았다. 음성과 이미지 인식 등의 기능이 뛰어나고 다양한 정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어 카메라와 레이더 등을 통해 수집된 정보를 활용하는 자율주행 기능을 향상할 것이란 분석이다. 앞서 지리자동차 등 중국의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딥시크를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BYD가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로 다양한 데이터를 갖고 있다는 점은 이번 협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케 한다. 현재 BYD의 자율주행 기술력은 레벨 2~3 수준으로, 업계에서는 신의 눈이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인 풀 셀프 드라이빙(FSD)과 경쟁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중국 업체 간 협업은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자동차의 주행 기록은 물론 운행 중 통화 내역 등 다양한 정보가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다.
앞서 BYD가 한국에 아토3를 출시했을 당시에도 정보 유출 우려가 나왔다. 아토3에 적용된 무선 폰 프로젝션, 무선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의 커넥티드카 기능으로 수집된 운전자 정보가 중국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다.
BYD는 이러한 우려를 의식한 듯 당시 우리나라의 개인정보 보호법을 엄격히 준수하고 있으며 한국에서 수집된 개인 정보를 중국 본사와 공유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딥시크와 협업은 정보 유출 우려를 재점화하는 분위기다. 실제 딥시크 공개 이후 우리나라 정부 부처와 기관, 현대자동차그룹 등이 딥시크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세계 주요 국가와 기업은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로 딥시크 사용을 금지했다.
BYD 코리아는 "자율주행기술은 중국 본토 출시 모델들에 먼저 적용될 예정"이라며 "국내 및 유럽 시장과 같이 해외 시장 출시 차량의 경우 현지 시장에 맞춘 맞춤형 전략 수립을 통해 적절한 시기에 적용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당장은 우리나라가 아닌 중국에서 먼저 적용돼 정보 유출 우려는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자율주행 기술 수준이 자동차 구매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수출 차량에도 신의 눈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보 유출은 국내 소비자에게 예민한 부분"이라며 "BYD가 이 우려를 불식하지 못할 경우 국내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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