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베트남 흑자가 국내보다 더 많아…영화관도 베트남 사업 없으면 적자
1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총 650억 원을 기록했다. 그중 국내 사업은 171억 원(26%)이지만 해외사업은 478억 원(74%)으로, 해외에서 낸 흑자가 마트 실적을 지탱했다. 롯데마트 해외사업 영업이익은 지난해 롯데쇼핑 전체 영업이익(4731억 원)의 10분의 1 수준이다.
롯데마트 영업이익의 3분의 2는 베트남 사업에서 나왔다. 롯데마트 해외사업 영업이익의 68%(326억 원)는 베트남, 32%(152억 원)는 인도네시아에서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베트남 사업의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은 8.2%로, 인도네시아(1.4%)에 크게 앞선다. 인도네시아보다 매출은 적지만 흑자는 더 많이 냈다는 얘기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해외사업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3.0% 늘었고 영업이익은 19.6% 증가했다"며 "특히 베트남 사업에선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2022년 1분기부터 12개 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고 말했다.
백화점 사업도 베트남을 중심으로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해외사업 매출액(1157억 원) 중 75%(867억 원)는 베트남 사업에서 나왔다. 이는 전년 대비 116% 증가한 수치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개선돼 지난해 10월과 11월 흑자를 달성하며 실적을 이끌었다.
유통 채널뿐만 아니라 영화관 업계도 베트남 사업의 보유 여부가 실적을 좌우했다. 주요 3사 중 CJ CGV(759억 원)·롯데시네마(3억 원) 등 2개 사만 지난해 흑자를 냈는데, 모두 베트남 등 해외 사업의 호조 덕분이다.
3사 중 유일하게 해외사업이 없는 메가박스만 지난해 영업손실(134억 원)을 기록했다. CJ CGV의 경우 지난해 국내 사업에서 76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베트남에서만 263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덕분에 전체 실적이 흑자로 돌아섰다.
작년 7% 고성장…국내 유통기업, 너도나도 베트남 사업 확대
베트남 시장은 소비 침체에 빠진 국내와 달리 연일 고속 성장하는 추세다.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09%로,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공식 목표(6.5%)를 훌쩍 넘어섰다. 전체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현지에 진출한 국내 유통 기업의 실적도 덩달아 뛴 것이다.
특히 젊은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다 구매력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영업 환경이 유통 업종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베트남 인구는 지난해 1억 명을 돌파했으며 중위 연령 32.5세의 젊은 국가다. HSBC는 2030년까지 4800만 명이 구매력평가(PPP) 기준 하루 20달러(약 2만 8000원) 이상 소득을 올릴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의 높은 인지도와 긍정적인 이미지도 도움이 되고 있다.
올해는 시장이 더욱 성장할 전망이다. 베트남 정부는 글로벌 거시환경이 불안정한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이 6.5~7.0%, 글로벌 상황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경우 경제성장률이 7.0~7.5%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 유통 기업들도 올해 베트남 사업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쇼핑은 동남아시아 사업을 총괄하는 인터내셔널헤드쿼터(iHQ) 조직을 상반기 내에 구성해 동남아 사업의 구심점으로 삼아 해외사업 확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이마트도 베트남을 중심으로 필리핀·라오스 등 동남아로 해외 사업을 확장한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은 유통망이 구성되고 있고 프랜차이즈 진출도 활발해 실제 소비 규모는 인구·소득 증가 규모보다 더욱 클 것"이라며 "타깃 소비 계층·세대에 따라 전략을 세분화해 사업 확장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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