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16년 전 사고사한 친구 사유리의 위령 등산을 떠난 두 친구 지용(양익준 분)과 아사이(이쿠타 토마 분)는 산행 도중 엄청난 눈보라에 조난을 당한다. 다리를 다치고 죽음을 예감한 지용은 아사이에게 16년 전 사유리와 얽힌 충격적인 비밀을 털어놓는데, 산장을 발견하고 두 친구 사이에 어색한 기류가 흐른다.
19일 개봉한 일본 영화 '고백'은 '도박묵시록 카이지'로 유명한 후쿠모토 노부유키 작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다. '린다 린다 린다'의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영화는 "사유리를 죽였다"는 지용의 고백과 함께 이야기가 전개된다. 고백을 들은 아사이는 이내 산장을 발견하고 살 기회가 생기자 지용에게 "고백은 비밀로 하겠다"고 한다. 이후 잠시 잠들었다 눈을 뜬 아사이는 갑자기 눈이 흐릿해지고, 그때 지용이 "운이 없었어, 재수가 나빴어"를 되뇌며 다친 다리에 칼로 상처를 내는 모습을 목격한다. 아사이는 지용을 의식하며 긴장감에 잠도 못 이루다 지용의 칼을 훔친다. 지용은 외려 아사이에게 고백을 못 들은 걸로 할 수 있냐며 이상하게 여기면서, 아사이와 사유리가 사귀던 사이임을 안다고 추궁한다. 사유리를 죽인 사실을 괜히 말했다며 후회하던 지용은 다른 칼을 꺼내 아사이에게 고백할 게 없냐며 위협하기 시작한다. 아사이는 이를 계속 부인하지만 지용은 아사이를 쫓으며 사유리와 얽힌 이야기를 한다.
'고백'은 75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을 활용해서 한 공간에 갇힌 두 사람이 서로를 의심하면서 광기의 서바이벌을 흡입력 있게 그려낸다. 고백한 것을 후회한 지용이 미쳐버린 모습과 그런 지용에게서 도망치려고 발버둥 치는 아사이의 모습이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또한 사유리에 얽힌 이야기를 교차해서 보여주며 16년 전의 진실에 점차 다가가며 극에 몰입을 더한다.
다만 지용이 살인을 저지른 동기나 아사이의 비밀, 이들이 격해진 서사 등은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 러닝타임이 짧다 보니 친구 사이에 얽힌 전사를 풀어내기보다는 서스펜스를 살리며 스릴러 장르를 그리는 데 집중한 모양새다. 선택과 집중을 확실히 한 만큼, 고립된 곳에 있는 두 인물의 모습을 통해 러닝타임 내내 숨 막히는 긴장감을 주며 궁금증을 더한다. 극 후반부까지 서사에 거듭 반전을 더한 전개도 강렬한 스릴러를 완성하는 데 힘을 보탰다.
양익준의 복잡미묘한 심리 변화와 함께 광기 어린 연기가 돋보인다. 친구를 죽인 것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을 느끼는 모습, 자신의 고백에 대해 후회하며 아사이를 지독하게 쫓는 모습 등 미친 모습이 극에 몰입도를 높인다. 앞서 양익준은 '고백' 무대인사에서 "재작년 일본에서 열심히 촬영한 결과물인데 이층집 세트 공간에서 얼마나 다양하게, 새롭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일본에 이어 한국에서 선보이게 되어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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