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자금난에 시달리던 시행·건설사들이 도산하면서 부동산신탁사가 자체계정으로 투입한 자금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8조원에 육박했다. 재무악화 주범인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신규 프로젝트는 올스톱 된 상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14곳 부동산신탁사의 신탁계정대여금이 7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3년 12월 4조8000억원에서 1년새 약 3조원 가량 폭증한 것이다.
신탁계정대여금은 신탁사가 자체 고유계정에서 빌려주는 대여금이다.
신탁계정대여금은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 정해진 기한 내에 준공을 못할 경우 우선 시공사가 채무를 떠 안는다. 시공사마저 어려움에 처하면 신탁사가 그 부담을 떠 안는 구조다.
신탁계정대여금은 지난 2022년 12월만 해도 2조5000억원대에 불과했다. 2023년 12월에 4조8000억원으로 두배 가량 증가했고, 지난해 말에는 8조원대에 육박한 것이다. 일부 부동산신탁사의 경우 신탁계정대여금이 1조원을 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책임준공 신탁을 공격적으로 해온 금융계열 신탁사들의 어려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부채비율도 100%가 넘는 곳이 6개사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실 악화 주범인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은 개점휴업 상태다.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 감독 강화에다 실적악화 등으로 책임준공 토지신탁 신규 수주를 전면 중지한 상태이다”고 말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최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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