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반얀트리 화재 건물, 사용승인이 나선 안되는 건물" 전문가 진단

뉴스1

입력 2025.02.19 15:34

수정 2025.02.19 19:57

16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경찰과 과학수사대 화재감식팀, 소방 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국립재난안전원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4일 오전 이곳에서 발생한 화재로 작업자 6명이 목숨을 잃었다. 2025.2.16/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16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경찰과 과학수사대 화재감식팀, 소방 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국립재난안전원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4일 오전 이곳에서 발생한 화재로 작업자 6명이 목숨을 잃었다. 2025.2.16/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장광일 기자 = 부산 반얀트리 호텔 사고로 6명이 숨지고 27명이 다친 가운데 당시 화재 관련 안전 설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14일 오전 10시 51분쯤 기장군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공사 현장에서 난 불로 작업자 6명이 숨지고 27명이 연기흡입 등으로 경상을 입었다. 사망자 시신 부검 결과 사망 원인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사고 당시 현장에 소방 안전 장비가 작동되기 힘든 상황이었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감리·설계 등 컨설팅 분야에 30년 경력이 있는 박경환 한국소방기술사회 회장은 "지난 17일 현장을 가보니 화재 감지기 스프링클러 등 화재 장비가 인테리어 공사 과정에서 탈락하거나 제거된 것을 쉽게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회장은 "제대로 설치가 되지 않았거나 플라스틱 마개가 씌워져 있는 것도 많았다"며 "이외에도 소화전 함에 문이 없거나 자동화재탐지설비, 방화문 등 작동되지 않는 안전설비도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방화문의 작동여부가 인명피해가 큰 화재 사고에서 사망원인 중 하나가 되곤 한다"며 "반얀트리 현장에는 방화문이 설치가 안 됐거나 문이 닫히지 않도록 괴어두고, 문이 자동으로 닫히는 '도어클로저'도 제대로 설치가 안 돼 있었다"고 했다.

아울러 "현장 곳곳에는 인테리어 내장재 등을 보호하는데 주로 쓰이는 골판지 보양제가 둘둘 말려 쌓여있거나 현장 곳곳에 설치돼 있었다"며 "이에 더해 합판, 목재 등을 화재 현장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물 내부 계단은 마감재 없이 단순 콘크리트였고 외부도 공사가 덜 끝나는 등 이 건물은 사용승인이 나선 안되는 건물"이라며 "사용 승인은 건물에 사용자가 들어가서 일상생활이 가능해야 하지만 이곳은 2달 이상 공사가 진행돼도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라고 지적했다.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은 지난해 11월 사용 승인 신청이 접수됐고 12월 사용 승인이 난 건축물이다. 건물 사용 승인은 지자체에서 선정한 제3의 건축업자가 거주 가능한 상태를 인정했을 때 주어지는 것이다.


한편 경찰은 18일 시공사인 삼정기업, 관할 지자체인 기장군청, 허가 관련 기관 등 총 9곳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