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브라질의 트럼프’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검찰 기소…체포는 안해

뉴시스

입력 2025.02.19 16:32

수정 2025.02.19 16:32

대선 패배후 지지자 법원 등 공격, 룰라 및 대법관 암살 음모 혐의 군 핵심 인물들 가담하지 않아 실패로 대법원 수용하면 연말 재판 시작, 수십년 형 가능
[상파울루=AP/뉴시스] '브라질의 트럼프'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해 2월 25일 상파울루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2025.02.19.
[상파울루=AP/뉴시스] '브라질의 트럼프'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해 2월 25일 상파울루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2025.02.19.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는 대선 승리로 사법 리스크를 벗어던졌지만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린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형사 범죄로 18일(현지 시간) 기소됐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브라질 검찰은 이날 2022년 10월 대선 피배이후 정부 전복 및 정적 암살 등의 혐의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기소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룰라) 현 대통령에게 패했는데 이를 인정하지 않았고 지지자들은 2023년 1월 대통령궁 등에 난입하는 등 폭동을 일으켰다.

수천 명의 지지자들은 연방 정부의 3대 기둥인 대통령궁, 대법원, 의회를 공격했다.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기소 혐의를 분석하고 이것을 수용하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재판을 받게 된다.

보우소나루는 집권 기간(2019∽2022) 자신을 견제했던 대법원의 합법성을 공격하고 해체를 요구했다.

WP는 대법원이 사건을 받아들여 재판이 시작되면 정치적 대립과 혼란이 빚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파울루 고네트 브라질 검찰총장은 보우소나루와 다른 33명은 국가를 폐지하고 전복하려 했고 공공 재산을 파괴했으며 무장 범죄 조직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WP가 입수한 기소장에 다르면 “민주주의 질서에 반하는 해로운 행위에 대한 책임은 권위주의적 권력 프로젝트에 기반한 보우소나루가 이끄는 범죄 조직에 있다”고 적시했다.

기소장은 “국가 자체의 구조에 뿌리를 두고 군인들 사이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 조직은 구성원들 간의 업무 분담과 함께 위계적 질서도 갖췄다”고 밝혔다.

보우소나루에 대한 체포영장은 아직 발부되지 않았다. 보우소나루는 자신이 정치적 희생자라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보우소나루는 선거 패배 이후 룰라를 독살하고 대법원 판사 알렉상드르 드 모라에스를 암살하려는 음모를 꾸몄다고 경찰은 조사에서 밝혔다.

브라질 당국은 음모가 실패한 것은 군 핵심 인물들이 가담하기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으면 보우소나루는 수십 년 동안 수감될 수 있다. 재판은 올해 말에 이뤄질 전망이라고 WP는 전했다.

앞서 브라질 연방 경찰은 지난해 11월 21일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룰라에 패배한 뒤 취임을 저지하기 위한 각종 음모에 깊이 개입했다며 기소 권고 의견을 검찰에 제출했다.

경찰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전 장관, 군 지도자 등 측근 36명을 “폭력을 사용한 민주주의 법치 파괴, 쿠데타, 범죄 단체 조직” 범죄 혐의로 기소할 것을 촉구했다.

경찰은 기소 요청 이틀 전에는 보우소나루의 핵심 측근 등이 포함된 특수부대원들이 룰라 당선자 암살 시도를 모의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021년 1월 6일 의회 폭동 혐의로 자신도 기소됐지만 대통령 당선으로 취소됐고, 폭동에 가담해 수감됐거나 조사를 받고 있던 인물들이 모두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사면을 받았다.

보우소나루는 조사 때문에 여권이 압수돼 지난달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초대를 받았지만 참가하지 못했다.


아버지는 부두 노동자, 자신은 중졸 학력에 선반공 출신인 룰라는 2003년 대통령에 당선돼 2010년 물러난 뒤 다시 당선돼 2023년 1월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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