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김문수, 사실상 대권 출사표…'범보수 1위' 대세 만들기

뉴스1

입력 2025.02.19 18:31

수정 2025.02.19 18:38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30·장년 모두 Win-Win하는 노동개혁' 대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2025.2.1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30·장년 모두 Win-Win하는 노동개혁' 대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2025.2.1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범보수 차기 대선 주자 1위인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19일 국회에서 위세를 과시하며 사실상 대권 행보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장관이 본격적으로 대권 행보를 시작한 후에도 지지율 굳히기가 가능할지에 관심이 모인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정년 연장 토론회는 김 장관의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토론회에는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이양수 사무총장 등 지도부가 총출동한 데 이어 국민의힘 현역 의원 총 108명의 절반이 넘는 58명이 참석했다.

이는 김 장관이 보수권 내 차기 대선 주자 중 여론조사 1위를 기록하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김 장관의 지지율 고공행진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 이후 약 두 달간 이어지고 있다. 나 의원은 한 자리에 많은 국민의힘 의원이 모인 데 대해 "1등인 분이 오셔서 그런 거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리얼미터가 지난 13~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여야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김 장관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43.3%)에 이어 18.1%로 2위를 기록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10.3%, 홍준표 대구시장 7.1%,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5.7% 등 순이었다.

김 장관이 보수층의 마음을 사로잡게 된 강점은 '선명성'이다. 지난해 12월 11일 국회 긴급현안질문에서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당시 국무위원들에게 비상계엄을 막지 못한 책임을 지라며 기립 사과를 요구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이 일어나 허리를 굽혔지만, 김 장관은 이를 거부했다.

김문수 장관은 비공개 국무회의에서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2명을 협의 없이 임명한 데 대해 가장 먼저 발발하기도 했다. 탄핵 국면에서 성난 지지층의 마음에 올라타기 위한 정치인들의 시도는 여러 번 있었으나 실제 지지율 상승효과는 김 장관만 누린 셈이다.

김 장관에겐 중도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김 장관은 이념 스펙트럼에서 가장 오른쪽에 여겨진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보수층에서는 35.5%였지만 중도층에선 12.1%, 진보층에선 6.1%에 불과했다.

그러나 김 장관은 노동 운동에 헌신해 온 자신의 과거를 통해 이러한 한계를 돌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삶의 사명으로서 모든 것을 다해 약자를 보살피는 것이 공직자의 첫 번째 직분"이라며 "좌쪽에 있었든 우쪽에 있었든 바뀌어본 적 없다"고 강조했다. 그간 대선 출마의 뜻을 닫았던 김 장관이 처음으로 도전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또 현재의 높은 지지율이 김 장관 개인에 대한 것인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탄핵안 통과 직후 지지층이 탄핵 반대에 대한 의지를 김 장관 지지로 표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장관도 이러한 분석에 일응 수긍하는 듯하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 사회가 너무 한쪽으로 쏠리면 대한민국이 매우 불행하게 될 수 있다는 걱정과 우려들이 반영돼서 저한테 여론조사가 높게 나오는 거 같아 너무 무겁고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