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尹탄핵 반대' 집회장 돼버린 문형배 집앞

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19 18:48

수정 2025.02.20 18:34

황교안 주도 '부방대' 며칠째 점거
"아이들 등하원 동선 꼬였다"
"식당 손님 끊겨" 이웃들 피해
"주민들을 볼모로 잡아서 뭐 하는 짓입니까?"

지난 18일 오후 6시20분께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같은 아파트에 사는 한 주민은 이렇게 소리쳤다.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문 권한대행의 집 앞으로 몰려가 집회하면서 며칠째 계속되는 현상이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이끄는 것으로 알려진 부정선거부패방지대(부방대)는 지난 17일부터 문 권한대행이 사는 서울 종로구의 한 아파트 후문에서 한 달 동안 하루 두 차례 출퇴근길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한 뒤 실제 행동에 나서고 있다. 윤 대통령의 방어권을 보장하지 않았으며, 재판을 편파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정작 피해는 애꿎은 이웃들이 보고 있다.

주민들과 상인들은 불편함을 넘어 고통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특히 3월 초 개학할 자녀를 둔 부모들의 걱정이 컸다. 아파트 주변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있어 아침, 저녁 시간 집회가 계속되면 아이들의 정서 발달에 좋지 않을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10살 자녀를 둔 윤모씨(43)는 "등하교할 때도 문제고 저녁 시간에는 아이가 영어학원에 가야 한다"며 "돌아가더라도 동선을 바꾸든지 해야겠다"고 토로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영업에 차질이 생겼다고 하소연한다. 오후 6시께 집회 장소 근처에 있는 식당은 빈자리가 눈에 띄었다. 단지 내 식당 7곳 중 손님이 한 명도 없는 식당은 4곳이나 됐다. "집회 이후로 장사가 잘 되느냐"는 질문에 한 자영업자는 손가락으로 빈자리를 가리키며 "보이는 그대로"라고 말했다.


시위대가 아파트 내 신고하지 않은 곳으로 이동하며 경찰의 업무 가중도도 높아졌다. 한 경찰 관계자는 "종로경찰서는 물론이고 서울경찰청까지 민원이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헌재 헌법연구관 출신인 노희범 변호사는 "다른 주민들도 머무르는 집까지 쫓아가서 시위하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명예훼손의 여지도 있다"고 지적했다.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