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하이=뉴스1) 김도용 기자 = 과거 한국 바둑 무대에서 13년 동안 활동, 한국 바둑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루이나이웨이 9단(중국)이 최근 바둑계의 큰 이슈가 됐던 '사석 관리' 논란을 안타까워하며 한국과 중국이 손을 맞자고 바둑 발전에 힘을 쏟기를 희망했다.
중국은 19일 중국 상하이의 그랜드 센트럴 호텔에서 마무리된 제2회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에서 정상에 올랐다.
지난 2023년 신설된 '시니어 바둑 삼국지' 농심백산수배는 한국, 중국, 일본이 1970년 이전에 출생한 시니어 프로기사 4명씩 팀을 구성해 연승전을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루이나이웨이 9단은 중국의 첫 번째 주자로 나서 5연승을 기록하며 중국의 첫 대회 우승을 견인했다.
우승 시상식을 마친 뒤 루이나이웨이 9단은 뉴스1과 만나 "5연승도 좋지만 중국이 우승을 차지해 기쁘다.
"과거 농심신라면배 출전을 꿈꿨는데, 한국에서 활동하던 시기여서 '단체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늦었지만 '단체전' 백산수배에 참가해 기쁘고 재밌었다. 쉽게 붙을 수 없는 상대들과 대국을 치러 만족스러운 대회였다"고 돌아봤다.
이어 "이번 대회에서 사숙인 조훈현 9단을 상대로 거둔 역전승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좋은 바둑이 아니었지만 상대의 실수로 역전했다"고 웃었다. 조훈현 9단과 루이나이웨이 9단은 현대 바둑의 창시자로 불리는 우칭위안 9단(중국)의 제자다.
루이나이웨이 9단은 조훈현 9단뿐만 아니라 한국 바둑과도 특별한 인연이 있다. 중국 출신인 루이나이웨이 9단은 지난 1999년부터 2011년까지 국내 무대에서 활약했다.
한국과 중국 바둑 문화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루이나이웨이 9단은 최근 한국, 중국 바둑의 갈등에 대해 "한국과 중국 바둑 문화 차이는 예민한 문제"라면서 "지금의 문제를 빨리 해결하고 바둑의 발전을 위해 옛날처럼 협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대회 룰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쉽지 않겠지만 경험이 많은 분들이 국제대회 룰을 만드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중국은 지난달 변상일 9단과 커제 9단(중국)이 펼친 LG배 결승 3번기(3전 2선승제)에서 발생한 '사석 관리' 논란으로 충돌했다.
당시 결승 1국에서 승리한 커제 9단은 2국에서 사석을 사석 관리함에 넣지 않아 반칙패를 당했다. 3국에서도 커제 9단은 '사석 관리' 규정을 어겨 경고를 받자 대국장을 떠나 기권패를 당했다. 이후 커제 9단은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일부 중국 기사들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한국기원을 비롯한 한국 바둑계를 비판했다. 중국위기협회(중국바둑협회)는 쏘팔코사놀 세계 대회에 중국의 불참을 알렸다. 더불어 자국 리그에 외국인 선수 출전을 금지하기로 했다.
논란이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에서 한국기원은 '사석 보관 규정 변경 등 반외 규정에 의한 경고'에 대해 누적 반칙패 규정을 없애기로 했다. 이에 중국도 한국기원의 결정을 환영하며 쏘팔코사놀배에 출전하기로 했다. 또한 이번 농심신라면배와 농심백산수배도 정상적으로 개최했다.
대회가 예정대로 진행된 가운데 루이나이웨이는 6연승에 도전했지만 다케미야 마사키 9단(일본)과의 대국에서 시간패당했다.
당시 루이나이웨이 9단은 형국이 유리했는데, 돌을 따내는 과정에서 시간을 초과해 아쉽게 졌다. 루이나이웨이 9단은 "아쉽지만 끝까지 알 수 없는 것이 바둑이다. 시간패 책임은 나한테 있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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