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주=뉴스1) 한송학 기자 = 태조 이성계와 신덕왕후의 첫 만남을 담은 ‘갈마정(渴馬井)’ 설화의 실체적인 형태가 발견돼 관심을 끈다.
20일 조현신 경남도의원에 따르면 진주 금산면 갈전리 월아산 자락의 사찰 청곡사의 사역으로 진입하는 옛길에서 ‘갈마정’ 설화 속 장소로 추정되는 우물이 발견됐다.
갈마정은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조선 최초의 국모가 되는 신덕왕후 강 씨를 처음 만난 곳으로 전해진다. ‘버들잎을 띄운 우물물’을 마신 이야기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설화는 청곡사에 봉안되어 있다가 지금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홍무30년 청곡사명 총등은입사 향완(향로)'으로 인해 실제 이야기로 뒷받침된다.
향완은 태조 이성계가 신덕왕후 사후 1년이 지난 1397년 고인의 명복을 빌기 위해 제작해 청곡사에 봉안한 것으로 향완에는 진주(당시 진양대도호부)가 신덕왕후의 ‘본향’이며 청곡사가 '원찰'이라고 명기돼 있다.
원찰은 사찰의 창건주가 자신의 소원을 빌거나 죽은 사람의 명복을 빌기 위해 건립한 건축물이다.
신덕왕후의 어머니는 고려시대부터 진주지역 대표 호족인 강씨 집안으로 진주 청곡사와 밀접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보인다. 신덕왕후를 아내로 맞은 이성계는 태조 1년에 바로 ‘진주목’을 ‘진양대도호부’로 승격시켰다.
조 의원은 "이번에 발견된 우물은 청곡사 사역에 들어가는 입구이자 문산으로 가는 옛길에 있다"며 "우물 주변에서 오랜 기간 집성촌을 이루며 살아왔던 고 씨 일가들의 증언에 따르면 조선시대부터 마을의 우물로 사용됐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고증이나 안전 문제를 위해 우물 둘레를 파고 축조 방식 등을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이 우물이 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 조선 건국의 국부와 국모 간 스토리텔링으로 진주뿐 아니라 경남의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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